이해진 vs 김범수 모바일 메신저 전쟁

▲ NHN재팬은 9월 10일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가입자수가 6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질문 하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보다 가입자수가 많은 곳이 있는가.” 있다. NHN 라인이다. 흥미로운 둘째 질문. 그럼 NHN 라인을 만든 이는 누구인가.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대표의 오랜 라이벌 NHN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다. 카카오톡과 라인, 김범수와 이해진의 전쟁이 시작됐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등장한 것은 2010년 3월의 일이다. 카톡 이전에도 모바일 메신저가 있었지만 유료라는 이유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카톡은 무료서비스와 시장선점효과를 발판으로 국내 사용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카톡은 출시한지 2년 만에 가입자 5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소비자의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카톡이 깔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카톡을 넘어선 게 있다. 라인이다. NHN재팬은 9월 10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가입자수가 6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1년 6월 출시 된 라인은 1년 3개월 만에 라이벌 카톡의 가입자를 뛰어넘게 됐다. 9월 7일 기준 카카오톡의 가입자는 6000만명에 조금 모자라는 5950만명이다.

 
흥미로운 것은 카카오톡과 라인의 경쟁의 이면에 NHN 공동 창업자인 NHN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 김범수 대표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86학번 동기생인 이 의장과 김 대표는 각각 1999년과 1998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창업했고 2000년 합병해 오늘날 NHN의 초석을 세웠다.

이들의 동행을 먼저 깬 것은 김 대표다. 그는 2007년 “더 이상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며 NHN을 떠나 벤처기업인 카카오를 창업했고, 2010년 카톡을 출시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카톡열풍’에 역습을 당한 이 의장도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출시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중반까진 라인이 카톡을 따라가는 형국이었지만 9월 들어선 구도가 달라졌다. 해외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한 라인이 승기를 잡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카톡 가입자 증가추세가 한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인이 완벽하게 ‘승리깃발’을 잡은 것은 아직 아니다. 라인과 카톡의 목표는 모바일 메신저가 아니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당면 과제다. 수익성 측면에선 카톡이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카카오톡은 올해 7월 스마트폰게임 플랫폼인 카카오톡 게임센터를 출시해 모바일 게임 판도를 바꿔놨다. 카톡 게임센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은 애니팡이다. 또 카카오톡의 기업 마케팅 플랫폼 ‘플러스친구’는 127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라인 역시 플랫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라인이 올 4월 출시한 유료 스티커 서비스인 ‘스티커샵’의 경우 올 8월 매출만 3억엔을 넘어섰다. 또한 애니팡과 비슷한 게임인 ‘버즐’을 필두로 게임플랫폼 부문 진출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7월 출시한 버즐은 단 두달만에 전 세계에서 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대학동기생이자 NHN 신화의 두 주인공인 김 대표와 이 의장의 자존심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바일 메신저 전쟁 제2라운드가 개막됐다.

심하용 기자 stone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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