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하고 감시당하는 신체

❶신정균, 스테가노그라피 튜토리얼, 2019년, 7분 25초, 비디오, 컬러, 사운드 ⓒ신정균❷아담 브룸버그 & 올리버 차나린, 정신은 뼈다, 2013년, 각 40x50㎝(총 70점), 섬유 프린트, 유리 ⓒAdam Broomberg & Oliver Chanarin
❶신정균, 스테가노그라피 튜토리얼, 2019년, 7분 25초, 비디오, 컬러, 사운드 ⓒ신정균 ❷아담 브룸버그 & 올리버 차나린, 정신은 뼈다, 2013년, 각 40x50㎝(총 70점), 섬유 프린트, 유리 ⓒAdam Broomberg & Oliver Chanarin

오늘날 우리의 일상은 찍히고 보여지는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CCTV는 우리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인식과 분류, 추적기능까지 갖췄고, 드론·블랙박스와 같은 첨단기술은 새로운 차원의 시각 능력을 발휘한다. 우리는 감시의 주체이기도 하다. 감시 대상이 되는 데이터의 흔적들을 스스로 남기고,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나 사진, 검색기록 등을 통해 감시에 참여한다.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는 우리 일상 속 깊숙이 침투한 ‘감시(surveillance)’의 문제를 다룬 전시다.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쉬빙, 터너상 후보에 오른 제인과 루이스 윌슨 자매를 비롯한 국내외 작가 9팀의 사진·설치·영상 작품 등 10점을 선보인다.


기획전을 통해 ‘신체’ 담론을 조명해 온 코리아나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감시의 현장이자 원천’이 돼가고 있는 신체에 주목한다. 참여 작가들은 안면인식 등의 기술로 인한 신체의 데이터화와 그를 통한 감시·분류 등을 작품에 담아냈다.

전시명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보안 문구에서 가져왔다. 이번 전시는 ‘과연 우리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보안과 감시망 안에서 안전한가’라는 질문과 함께 보안과 통제 사이, 감시의 두 얼굴을 들여다본다.

❸에반 로스, 자화상: 2019년 3월 27일, 2019년, 가변설치, 시트지 프린트 ⓒEvan Roth ❹한경우, 중립적 관점, 2019년, 실시간 비디오 설치, 5개의 카메라와 모니터, 컬러, 무음 ⓒ한경우
❸에반 로스, 자화상: 2019년 3월 27일, 2019년, 가변설치, 시트지 프린트 ⓒEvan Roth ❹한경우, 중립적 관점, 2019년, 실시간 비디오 설치, 5개의 카메라와 모니터, 컬러, 무음 ⓒ한경우

작가들은 각자의 시선과 통찰력으로 감시 사회를 바라본다. 신정균은 심층 암호화 기법인 ‘스테가노그라피(steganography)’를 통해, 이팀은 크로아티아 군복의 위장 디자인과 드론의 시점을 통해 디지털 시대 감시와 위장을 표현한다.

쉬빙, 아담 브룸버그와 올리버 차나린, 제인과 루이스 윌슨, 한경우는 CCTV의 시선으로 포착·분류되는 이미지, 안면 인식과 같이 이미지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에 주목했다. 에반 로스, 이은희, 언메이크랩은 인터넷 캐시 데이터, 감정의 데이터화 등 최신 감시 이슈를 조명한다.

쉬빙의 ‘잠자리의 눈(Dragonfly Eyes)’은 CCTV 영상 장면만을 모아 제작한 실험영화다. CCTV에 노출된 현대인의 일상을 모은 1만 시간 분량을 81분짜리로 편집했다. 2010년 두바이에서 일어난 암살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한 제인과 루이스 윌슨의 영상 설치 작품도 처음 소개된다. 7월 6일까지 개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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