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또 같이 사는 것

❶우르술라 비에만 & 파울로 타바레스, ‘산림법’ 설치 전경, 2018년, ⓒMary Porter Sesnon Art Gallery ❷임동식, 자연 예술가와 화가-가을, 2005년, 162.2 x 130.3㎝, 캔버스에 유화, ⓒ경남도립미술관 소장
❶우르술라 비에만 & 파울로 타바레스, ‘산림법’ 설치 전경, 2018년, ⓒMary Porter Sesnon Art Gallery ❷임동식, 자연 예술가와 화가-가을, 2005년, 162.2 x 130.3㎝, 캔버스에 유화, ⓒ경남도립미술관 소장

신경인류학자인 올리버 색스는 유전적으로 아무런 색깔도 볼 수 없는 완전색맹들이 모여 산다는 섬 ‘핀지랩’을 찾아 나선다. 그곳에서 그는 희귀 풍토병을 두고 주민 개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연구해 기록한다.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하는 ‘색맹의 섬(The Island of the Colorblind)’은 색스가 쓴 여행기 제목과 동일하다. 소수의 색맹色盲 인구와 다수의 정상 색각色覺 인구가 함께 살며 상호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핀지랩처럼 이번 전시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오늘날 대두되고 있는 인간과 자연 간 공존 문제와 함께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세계 안에서 존재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8팀의 사진과 영상, 설치, 회화 등이 소개된다. 참여 작가들은 자연과의 관계에서 인간 중심 구도의 위상 전환에 주목한다. 생태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미시적인 관계 안에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가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립이 아닌 공존의 시각으로 세계화의 이면을 조명한다.

❸마논 드 보어, 벨라 마이야와 닉: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무엇인가로, 무엇인가에서 다른 무엇인가로, Part1, 2018년, 26분,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❹김주원, 과거가 과거를 부르는 밤(시퀀스  데스크), 2019년, 각 84.3 x 59.6 x 75㎝, 테이블, 방안지, 사진 출력물, 아크릴 패널
❸마논 드 보어, 벨라 마이야와 닉: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무엇인가로, 무엇인가에서 다른 무엇인가로, Part1, 2018년, 26분,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❹김주원, 과거가 과거를 부르는 밤(시퀀스 데스크), 2019년, 각 84.3 x 59.6 x 75㎝, 테이블, 방안지, 사진 출력물, 아크릴 패널

2층 전시장에는 작가이자 큐레이터인 우르술라 비에만과 건축가이자 도시학자인 파울로 타바레스의 영상 작품 ‘산림법’을 비롯해 비요른 브라운, 임동식과 우평남의 작업을 선보이며 ‘서로 마주하는 인간과 자연’을 이야기한다.

3층 전시장의 작업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 마논 드 보어와 파트타임스위트, 김주원, 유 아라키의 작업은 은유와 관찰,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현상, 그리고 문화의 번역을 통해 ‘타인과 함께 있음’을 그려낸다.


전시는 1층 프로젝트 스페이스에 위치한 쉬탄의 작업으로 끝을 맺는다. 작가의 성찰적 고백을 담은 작업 ‘사회적 식물과 사유의 발작’과 함께 싱가포르, 교토,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인터뷰들을 모은 ‘누가 숲속에 있던 어머니에게 말을 걸었나’가 마련된다. 그의 작품들은 자연의 삶과 인간 사회의 삶을 함께 설치함으로써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가 지닌 폐단에 질문을 던진다.

전시 관련 참고 도서와 참여 작가들의 자료가 프로젝트 스페이스 내에 비치돼 언제든 열람이 가능하다. 7월 7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