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한 장면➎ 「왜! 손님들은 그 가게로 몰릴까?」 저자 남윤희

그는 수면전문기업 ‘이브자리’의 점포활성화팀 실장이다. 주 업무는 400여개 대리점을 다니면서 점주들에게 때론 교육으로, 때론 설득과 제안으로 힘과 용기를 선물하는 일이다. 그런 그가 30여년간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장사의 비법을 정리한 책  「왜! 손님들은 그 가게로 몰릴까?」를 발간했다. 손님들이 가게 문 앞에 늘어서게 만드는 그만의 ‘성공비법’은 뭘까. 남윤희(58) 실장을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가 만났다. 

남윤희 실장은 “공부하지 않으면 자영업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천막사진관]
남윤희 실장은 “공부하지 않으면 자영업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천막사진관]

✚ 책 제목이 재밌습니다. 
“그런가요?(웃음)”

✚ 내용에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요. 손님을 내 가게로 오게 만들려면 가장 먼저 고객과 친해져야 한다고 내용인데요. 뜻이 궁금합니다. 
“무엇이든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떤 손님이든 맘놓고 원하는 걸 살 수 있는 시대란 말이에요. 역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에겐 참 힘든 세상이 온 셈이죠. 손님들을 끌어들일 만한 유인책이 이전 같지 않거든요.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손님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가요.” 

✚ 쉬운 일이 아닌 듯한데요. 
“어떡해서든 눈도장을 찍겠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러면 어떤 손님이든 상인을 기억하게 마련이죠.” 

✚ 그 또한 쉬운 방법이 아니지 않나요? 
“제 경험을 말씀드릴게요. 전 장사를 할 때 ‘배달원칙’이 있었어요. 일정한 양의 물품을 구입한 손님의 짐은 반드시 직접 배달해 드렸죠. 거기서 끝내지도 않았어요. 꼭 물 한잔을 부탁해 마셨죠.” 

✚ 커피도, 주스도 아닌 물이요? 
“네, 물이요.” 

✚ 왜죠?
“물이 주는 의미는 참 남달라요. 물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과 직결된 것이잖아요. 그래서 단순하지만 순수해요. 예스럽고 정情도 담겨 있죠. 그래서인지 물로 ‘교감’하면 기억해주는 손님들이 참 많았어요.” 

✚ 어떤 손님이라도 ‘물 마셨던 그 사장님이시구나’라면서 쉽게 기억할 수 있겠네요. 
“맞습니다. 그게 장사의 생명입니다.” 

✚ 비법을 말씀하셨지만 어쨌거나 장사의 기본을 지키는 게 먼저 아닐까요? 
“당연합니다.” 

✚ 그 기본은 뭘까요? 
“이익을 남기고 파는 것이 좁은 의미의 장사입니다. 요즘 장사엔 창업 개념이 더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장사의 기본이 확장돼야 합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내가 하고 싶은 아이템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손님 앞에 내놓는 게 장사의 최신 개념이에요. 많은 이익보다 많은 사람을 남기는 것도 21세기형 장사라고 할 수 있죠.” 

✚ ‘이익보다 사람을 남긴다’, 울림이 큽니다. 
“사장도 사람이고, 고객도 사람이에요.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어요.” 

✚ 결국 신뢰감이 중요하단 말이네요. 
“그 또한 기본입니다.” 

그게 뭐든 ‘넘쳐나는 시대’다. 장사가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게 뭐든 ‘넘쳐나는 시대’다. 장사가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책에서 부산의 억대 매출 곱창집 사례를 들면서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옷차림을 강조하셨는데요. 의미가 있는 조언 같습니다. 
“그 곱창집 여주인은 가장 예쁜 옷을 입고 손님을 맞이해요. 여주인이 그 가게의 ‘브랜드’가 된 거죠. 어떤 장사를 하든 손님들은 간판(브랜드)를 보고 들어와요. 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보고 매장을 판단하죠. 그래서 사람(사장)은 가게의 또 다른 간판이에요. 전 매장의 격에 맞게 옷을 입고, 명찰을 예쁘게 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봐요. 옛날 방법이 아니죠.” 

✚ 하지만 굳이 예쁜 옷을 입을 필요까진 없지 않나요. 자칫 허례허식쯤으로 비치진 않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예식장에 갈 때 어떤 옷을 입나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손님들은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아주 귀한 분들입니다. 귀한 손님 귀하게 대접 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 매장에서 이름표를 달아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인가요. 
“그렇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이유는 손님들에게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자는 겁니다. 둘째 이유는 내 이름을 걸고 서비스를 하자는 취지입니다.” 

✚ 좀 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 있죠. 명찰만 보면요. 하지만 명찰의 의미는 그뿐만이 아니에요. 그 명찰에 ‘스토리’를 담아야 하죠. 예를 들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남윤희’라는 명찰을 만드는 식이죠. 정말 독특하게 만들면 손님들이 묻고 흥미로워할 거예요. 이게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죠.” 

✚ 옷차림 말고 매장에서 신경써야 할 건 뭔가요? 
“‘돈의 흐름’이라 불리는 디스플레이입니다. 제가 말하는 디스플레이는 비싼 인테리어가 아닙니다. 디스플레이의 원칙은 ‘동선動線’입니다. 손님들이 매장에 들어와서 걸어다닐 때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상품을 쌓아 놓거나 집기가 손님의 동선을 방해해선 절대 안 됩니다.”

✚ 고객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최고의 인테리어란 말이군요. 
“생각해 보세요. 어떤 식당에 갔는데, 화장실 앞에 테이블이나 의자가 있으면 어떠세요? 바로 불편함을 느낄 겁니다. 바로 그거예요. 손님들이 매장에 들어왔을 때 편안함과 안도감을 주는 게 최고의 디스플레이입니다.” 

✚ 마지막으로 상인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이 말은 꼭 하고 싶어요. 손님이 나가실 때 사장님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이죠. 말이 씨앗인데, 이런 습관적인 말버릇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해요. 예컨대, ‘안녕히 가시고 다음에 또 오세요’란 말은 어떤가요? 좀 길고 불편하면 ‘또 오세요’도 있어요. 좋은 씨를 뿌려야 좋은 싹이 나듯, 좋은 말이 좋은 손님을 불러요.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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