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물 잡은 귀신 같은 기술
쓰레기 물 잡은 귀신 같은 기술
  • 김정덕 기자
  • 호수 344
  • 승인 2019.06.26 1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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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기술 ‘바이오리엑터’ 적용記

쓰레기의 30%는 땅에 묻힌다.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재활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립된 쓰레기에서 냄새뿐만 아니라 지독한 물(침출수)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땅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한국의 수도권매립지는 침출수 걱정을 하지 않는다. 침출수를 혁신적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국내 첫 종업원 지주사 한국종합기술의 기술력을 통해서다.

수도권매립지에 바이오리엑터를 적용하는 공사가 한창이다.[사진=한국종합기술 제공]
수도권매립지에 바이오리엑터를 적용하는 공사가 한창이다.[사진=한국종합기술 제공]

약 1㎏. 국민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양이다(환경부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ㆍ2018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인구가 2500만여명임을 감안하면 수도권 안에서만 매년 약 900만톤(t)의 쓰레기가 나온다는 얘기다.

사업장쓰레기, 건설폐기물 등을 모두 합치면 전체 쓰레기는 연 1607만t에 이른다. 쓰레기 더미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통계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 처리 방법이다. 매립 비중이 35.1%로 가장 높다. 소각과 재활용은 각각 30.1%, 9.2%다. 매립 비중이 높은 건 숱한 방법을 쓰더라도 결국 쓰레기는 ‘매립’할 수밖에 없어서다. 

악순환은 여기서 시작된다. 땅에 묻은 쓰레기는 분해 과정에서 물과 메탄가스를 뿜어내 지하수와 대기를 오염시킨다. 그나마 가스는 발전에 사용하면 되지만, 물은 정화해 방류하는 것 외엔 대책이 없다. 아무리 정화된 물이라도 근원지가 쓰레기라는 걸 알면 방류를 반길 이는 없다. 당연히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쓰레기 매립장인 수도권매립지 역시 이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매립지는 더이상 이런 이유로 고민하지 않는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환경은 물론 경제적 이익까지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게 뭘까.

2000년대 초반부터 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대안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리엑터(Bioreactor)’ 시스템이다. 바이오리엑터란 ‘독성이 없는 오폐수 또는 기타 물을 보충해 폐기물의 분해와 매립가스 생성을 가속화하도록 관리하는 매립지’를 의미한다. 국내에선 ‘침출수매립시설 환원정화설비’로 부른다. 

 

바이오리엑터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매립지에서 나오는 침출수(오염수)를 그대로 매립지에 재사용해 쓰레기의 분해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가스발생량을 늘린다. 그러면 침출수가 외부로 나갈 일이 없고, 가스는 발전설비로 보내 활용한다.”

문제는 이런 좋은 시스템을 어떻게 현실화하느냐였는데, 건설설계업체 한국종합기술이 후보로 떠올랐다. 한국종합기술이 2004년부터 매립가스 증산을 위한 바이오리엑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침출수 재활용과 메탄가스 포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한 상태였다. 

하지만 관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가격 탓에 혹은 법적 공백 탓에 한국종합기술은 입찰에서 탈락했다. [※참고 : 당시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침출수는 재활용할 수 없었다. 결국 이 법의 시행규칙이 2016년 개정되고, 이듬해엔 ‘침출수매립시설 환원정화설비 설치 및 관리기준’이 만들어지면서 돌파구가 트였다.] 

기회가 찾아온 건 2009년 무렵이었다. 시범사업을 진행하던 경쟁사가 침출수를 아무런 문제없이 재활용하는 데 실패하면서 한국종합기술에 문이 열렸다. 바이오리엑터를 적용한 이 회사의 기술은 간단하지만 특별했다. 먼저 매립지에 투입되는 관을 내ㆍ외관 이중으로 설계했다. 내관을 통해 침출수를 주입하고, 외관을 통해 침출수가 매립지에 스며드는 자연스러운 방식을 택한 거였다. 

환경ㆍ경제ㆍ경관 1석 3조

관을 이중으로 설계한 덕에 메탄가스 포집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관리도 쉬워졌다. 침출수를 주입할 때 문제가 생겼는지, 반대로 유출 시 이슈가 생겼는지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로에 문제가 생기면 내관을 떼어내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관로 내부 곳곳에 압력계를 달아 ‘노즐 막힘’ 구간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이런 특별한 기술은 유효한 성과로 이어졌다. 한국종합기술은 2013년부터 몇개의 블록으로 나눈 매립지를 실증적으로 연구해왔는데, 지난 1월 4차년도 실적까지 나왔다. 그 결과를 보면, 1~4차년도 사이에 메탄가스 포집량이 일반 블록에서 15.9% 감소하는 동안, 바이오리엑터를 적용한 블록은 6.6% 주는 데 그쳤다. 메탄가스의 감소폭이 작다는 건 쓰레기 분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발전시설에 안정적으로 가스가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탄가스만이 아니다. 침출수도 재사용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지난 4년간 시범 블록의 침출수 재사용량은 일평균 321t에 달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종합기술은 쓰레기 매립이 끝나가는 제2매립지(면적 75만1000㎡ㆍ약 23만평)에도 바이오리엑터를 적용하기 위해 ‘침출수매립시설 환원정화설비 1단계 공사(2020년 4월 준공)’를 진행하고 있다. 8개 블록 중 현재 4개 블록이 완공됐다. 여기서 나오는 1일 재사용 침출수는 3200t에 이른다. 블록당 평균 400t이니까 실증연구사업 때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김영규 침출수매립시설 환원정화설비 설치공사 현장소장은 “내년에 최종 복토까지 다 덮고 공사가 완료되면 바이오리엑터 시스템은 관리설비만 빼곤 모두 땅속으로 들어간다”면서 “환경도 잡고, 경제도 잡고, 외관까지 잡는 1석3조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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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복 2019-06-26 15:14:33
와우 쓰레기 매립장의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하는좋은 기술같습니다 많이 적용되면 민원해결에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자세한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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