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시장과 변화의 바람

가구공룡이 쥐락펴락하던 인테리어 시장에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인테리어 사업자나 시공업체를 소비자와 직접 연결해주는 앱이나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론칭된 오늘의앱과 집닥이 대표적인 데, 이런 트렌드 때문인지 ‘집’ 위주였던 인테리어 시장이 ‘방’으로 잘게 분화하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이라던 인테리어 시장에도 ‘가성비’ 열풍이 불고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인테리어 시장에 불고 있는 가성비 바람을 취재했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또 한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사진=버킷플레이스 제공]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또 한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사진=버킷플레이스 제공]

이케아가 광명시에 상륙한 건 2014년이다. 그렇게 말이 많던 메기가 풀리자 인테리어 시장이 꿈틀댔다. 이케아가 국내에 없던 저렴한 ‘홈퍼니싱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공능력을 바짝 키워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형 가구업체들이 나타났다. 집을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리하우스 부문을 만든 한샘, 리모델링을 원하는 개인과 사업자를 위한 대형 아웃렛을 만든 욕실업체 로얄앤컴퍼니 등이 대표적이었다. 인테리어 시장엔 활력이 감돌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 시장의 규모는 2016년 12조5000억원대로 커졌다.

수많은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인테리어 시장도 침체를 겪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감돌았지만 아직까진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노후주택이 많은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2023년 18조원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도 숱하게 많다.


새로운 변화도 있다. 작은 인테리어 사업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변화의 물결인데, 대표적인 서비스는 인테리어 커머스 업체 버킷플레이스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앱 ‘오늘의집(2014년 7월 론칭)’이다.
 

이용자가 자신이 꾸민 방이나 집의 사진·영상을 업로드하고, 다른 이용자와 교류하는 방식이었던 이 앱은 2016년부터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그 결과, 이 앱의 매출 70% 이상은 제품 판매 플랫폼에서 발생하게 됐다. 올 1월 1000억원이었던 누적 거래액도 6월 1800억원까지 늘어났다.

2015년 문을 연 시공 플랫폼 ‘집닥’도 비슷한 사례다. 집닥은 작은 인테리어 시공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세대·다가구 노후주택의 리모델링 수요가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 시작한 서비스였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집닥 관계자는 “노후 주택을 고쳐 쓰고자 하는 수요는 언제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과는 별개로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구공룡들이 주도하던 시장을 작은 앱과 소규모 업체가 깨고 있다는 얘기다.
 

인테리어 업체가 ‘가구공룡’에서 ‘앱’으로 다양해진 것만이 아니다. ‘집’을 중심으로 했던 인테리어 시장이 ‘방’ 단위까지 좁아졌다. 홈퍼니싱 제품을 구매할 만한 능력이 있는 40~50대 소비자뿐만 아니라 이보다 어린 연령층도 인테리어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셈이다.

앱 ‘오늘의집’에 따르면, 저연령층인 18~ 24세 앱 이용자가 전체의 약 22%를 차지한다. 사회 초년생이라고 볼 수 있는 25세에서 34세 이용자의 비중도 약 44%에 이른다. 18~34세 연령층 이용자가 전체 고객의 50%라는 것이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앱을 이용해 인테리어 시장을 접하는 20대는 매우 다른 소비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서 “큰 비용 없이도 인테리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노후한 환경을 그냥 견디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환경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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