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디저트 인기몰이

쌀로 만든 디저트 제품이 인기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디저트 카페 설빙과 손잡고 쌀 소비 활성화 사업 ‘미米라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전문셰프 3인이 개발한 쌀 디저트 7종 중 호평을 얻은 제품이 설빙에서 실제로 출시(누룽지 빙수)됐지만, 소비자의 관심을 얻진 못했다. 쌀의 첫맛은 그만큼 달콤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햇수로 5년여, 쌀의 달콤한 반란이 시작됐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 5월 PL상품인 ‘아임이 이천쌀콘’을 출시했다. 이천쌀을 주재료로 만든 콘 아이스크림이었다. 출시 한달 반 만에 60만개가 팔리면서 기세를 올리더니, 5월 아이스크림 판매량 1위에 올랐다(이마트24 기준). 부동의 아이스크림 강자 ‘월드콘’을 따돌렸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모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보다 4개월 앞선 1월 이천 햅쌀 음료를 출시했다. 한정제품이었지만 두달 새 100만잔이 팔려나갔다. 뜻밖의 인기를 실감한 스타벅스코리아는 5월 2일 햅쌀 음료(이천 햅쌀 크림·커피 프라푸치노) 2종을 재출시했다. 햅쌀 음료는 지금까지(6월 24일 기준) 30만잔 넘게 판매됐다. 

쌀로 만든 디저트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간단하다. 쌀과자는 많지만 쌀알까지 씹히는 제품은 흔치 않아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색적인데다 쌀 특유의 독특한 식감이 소비자를 끌어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밥을 먹는 듯한 든든함도 인기몰이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햅쌀 음료 2종의 오전 시간대(오전 7~11시) 판매율이 하루 판매량 40%에 이른다”며 “직장인들이 바쁜 출근길에 아침 식사대용으로 마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쌀이 디저트 재료로 주목받는 건 반가운 일이다. 국내 쌀 소비량의 감소세가 뚜렷해서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추이를 보면, 2010년 72.8㎏에서 지난해 61.0㎏으로 크게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소비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향후 10만~28만톤(t)의 쌀이 과잉생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태균 경북대(농업경제학) 교수는 “정부가 수십년째 쌀 소비 장려정책을 펼쳐왔지만 소비가 줄어드는 걸 막지 못했다”면서 “젊은 층의 쌀 소비를 촉진하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과제도 숱하다. 무엇보다 디저트로 쓰이는 쌀 소비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재료로 쓰인 쌀이 ‘고급미’라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김태균 교수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데다, 소비로 영향을 미치는 시장도 한정적”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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