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공장 가동 앞둔 LGD
OLED 공급 문제, 활로 열려
삼성, OLED 투자 가능성 높아
OLED 양산까지 일러야 2~3년
양산해도 수율 개선은 삼성의 과제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 대형 OLED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인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때문인지 한편에선 삼성의 QLED TV와 LG의 OLED TV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가 찍힐 거란 주장을 내놓는다.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TV 전쟁이 더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프리미엄TV 전쟁을 살펴봤다.

기술적인 면에서 OLED TV가 높은 평가를 받지만 판매실적은 QLED TV가 더 좋다.[사진=연합뉴스]
기술적인 면에서 OLED TV가 높은 평가를 받지만 판매실적은 QLED TV가 더 좋다.[사진=연합뉴스]

OLED TV냐, QLED TV냐. 프리미엄TV 시장의 해묵은 논쟁거리다. 명쾌하게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시장의 반응도 엇갈린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금의 프리미엄TV 논쟁을 ‘어떤 TV가 선명한지’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의 문제로 치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TV와 디스플레이, 두 시장의 차세대 패권이 걸릴 만큼 민감한 이슈다. 프리미엄TV 논쟁을 둘러싸고 삼성과 LG가 날선 신경전을 서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런 논쟁이 좀 더 불편한 건 LG쪽일 공산이 크다. LG의 OLED TV는 LCD 패널을 기반으로 삼은 삼성의 QLED TV보다 앞선 기술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OLED는 LCD의 뒤를 잇는 차세대 기술로 손꼽힌다. LG는 줄곧 OLED TV와 QLED TV가 같은 선상에서 비교되는 것에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쳐왔다.

그렇다고 LG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판매 실적에선 QLED TV가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QLED TV는 260만대가 팔려나간 반면, LG전자의 OLED TV는 156만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QLED TV의 가격경쟁력과 생산성, 퀀텀닷 필름의 장점 등이 맞물린 결과다. 평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최근 프리미엄TV 논쟁이 또 다른 변곡점變曲點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 TV용 OLED 생산라인에 본격 투자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이 전망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2~3년 안에는 삼성도 LG와 똑같은 OLED TV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QLED TV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LCD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 TV용 OLED 생산라인에 투자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 TV용 OLED 생산라인에 투자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삼성디스플레이는 구체적인 방향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업계 전망일 뿐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OLED(퀀텀닷 필터를 입힌 OLED) 등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연구ㆍ개발(R&D)을 진행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투자 계획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다. 무엇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에 힘을 쏟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LCD만으론 미래를 설계하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V시장의 미래 트렌드는 백라이트유닛(BLU) 없이 여러 타입으로 변형 가능한 TV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삼성의 LCD나 마이크로LED로는 이를 대비하기 어렵다”면서 “삼성의 답은 OLED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의 주장도 같다. “삼성의 선택지는 중소형 OLED거나 대형 OLED다. 하지만 중국과 LG가 중소형 OLED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단 걸 감안하면 중소형 OLED일 가능성은 낮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2~3년 후에 가동될 텐데 그때쯤이면 삼성도 대형 OLED를 해야 할 시점이다.”

중요한 건 투자시기인데, 올해 말이라고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일부 LCD 생산라인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채산성 문제로 일부 LCD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할 공산이 크다”면서 “그걸 활용하려면 TV용 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게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말로 예상되는 이유는 또 있다. 올 하반기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廣州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 LG의 발목을 번번이 낚아채던 OLED 패널의 공급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으로선 투자시기를 미뤄서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실제로 삼성이 TV용 OLED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중요한 건 프리미엄TV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 것이냐는 점이다. LG로선 기회이자 리스크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지난 1월 “경쟁사의 진출은 OLED 시장의 성장 모멘텀”이라며 삼성의 OLED 투자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OLED 시장 규모가 커지면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삼성이 OLED 시장에 진출해야 LG의 성장속도도 빨라진다는 거다. 하지만 리스크도 숱하다. 삼성의 QLED TV를 옥죄던 LCD 꼬리표를 떼면 LG의 OLED TV가 가지고 있던 장점은 줄고 단점은 부각될 수 있다.

언급했듯 삼성이 내놓을 차기 TV는 QD-OLED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OLED에 퀀텀닷 필터를 입힌 디스플레이다. OLED TV의 장점에 QLED TV의 장점을 더하는 셈이다. 당연히 현재 LG가 만드는 OLED TV보다 기술 수준에서 앞선다. 프리미엄TV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는 거다.[※참고 : 삼성이 QD-OLED를 건너 뛰고 ‘스스로 빛을 내는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를 내놓을 수도 있다. 이는 OLED와 QD-OLED보다 더 앞선 기술이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에도 리스크는 있다. 양품良品이 생산되는 비율을 뜻하는 ‘수율’ 문제다. 아무리 삼성이라도 대형 OLED를 양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거란 전망이다. 수율 문제가 해소돼도 문제가 남는다. LG의 기술력은 그 기간 향상될 게 뻔해서다. OLED TV가 삼성에도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이 올해 투자를 해도 제품이 나오는 시기는 이르면 2~3년 후”라면서 “QD-OLED를 현재의 LG OLED와 비교하면 LG의 기술이 떨어지지만 2~3년 후엔 LG의 기술도 발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이 현재 LG의 협력사인 야스(OLED 증착기 개발업체)에 문의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거래가 성사되면 양산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LG 협력사와 거래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전망이 맞든 아니든 올해 이후엔 프리미엄TV 전쟁이 또다른 국면을 맞을 공산이 크다. 생산라인을 확대한 LG가 승기를 잡든, 대형 OLED에 투자한 삼성이 역전의 기회를 노리든 말이다. 끝나지 않는 프리미엄TV 전쟁, 승자는 누가 될까.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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