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무인화 빛과 그림자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무인점포 등을 추진하는 은행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로 은행창구를 찾는 금융소비자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기술의 발달로 은행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는 건데, 이런 변화가 마냥 좋을지는 의문이다. 은행의 구조조정, 일부 소비자의 금융서비스 소외 등 부작용도 커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은행 무인화의 빛과 그림자를 취재했다. 

국내은행에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 건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STM·Self Teller Machine)의 도입 속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이 운영 중인 STM은 133대에 달했다. 전년(78대)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말로 비교시점을 당기면 341%나 늘었다.

2015년 STM인 ‘유어 스마트 라운지’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46개의 유어 스마트 라운지에서 51대의 STM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KB국민은행,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등도 STM을 운영 중이다. 은행의 무인화 바람은 비대면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은행 창구의 업무처리 비중(입출금·자금이체 기준)은 8.8%에 불과했다. 현금 이용이 주는 데다 간편결제·모바일뱅킹 시장이 성장하면서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에 무인화는 비용면에서 매력적이다. 무인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은행창구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점통폐합·인력재배치 등에 나선 은행의 입장에선 무인화가 비용절감의 묘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갈 곳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은행원들이다. 일반은행의 은행원 수는 2015년 3만8079명에서 지난해(3분기 기준) 3만3650명으로 11.6%나 감소했다. 또다른 문제는 STM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층 등 금융서비스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STM과 무인점포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은 20~40대 젊은층”이라며 “무인화가 확산하고 있지만 기존의 영업형태가 바뀔 때까지는s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