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의 혁신

미국 인기 스포츠 NFL의 결승전인 ‘슈퍼볼’은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슈퍼볼을 보기 위해 경기가 열리는 도시를 방문한다. 올해는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 곳에선 와이파이 접속을 기대하긴 무리지만, 흥미롭게도 이날만큼은 순조롭게 SNS에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할 수 있었다. 최첨단 IT 기술 덕분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추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추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의 주도 애틀랜타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떴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이다. 2017년 문을 연 이 경기장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애틀랜타 팰컨스팀의 홈구장으로 유명하다.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FC 축구팀 역시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건설비용 총 16억 달러(약 1조8500억원)가 투입된 이곳은 전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한번쯤 가보고 싶은 경기장’으로 통한다. 2019년 스포츠 비즈니스 상에서 ‘올해의 경기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독특한 지붕 디자인은 이 경기장만의 트레이드마크다. 지붕을 열고 닫는 방식이 여타 개폐형 돔 경기장과는 다르다. 삼각형 모양의 8개로 분리된 패널을 이용해 마치 카메라의 조리개를 조절하는 것처럼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게 설계됐다. 크기도 눈에 띈다. 경기장 높이 93m, 한번에 7만1000명, 최대 8만3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한국의 잠실야구장 수용인원(2만5000명)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그런데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이 찬사를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경기장 곳곳에 깔려 있는 첨단 IT 기술이 그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전광판’이 이 경기장에 있다. 고해상 HD 전광판의 총 면적은 5724.3㎡(약 1731평).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미국 플로리다의 ‘TIAA 뱅크 필드’의 전광판보다 세배가량 더 크다. 이 스크린에선 주요 선수의 하이라이트, 리그 실적 등이 두루 상영된다.

이밖에도 2500개의 TV 디스플레이, 4200대의 스피커를 설치해 선수들의 치열한 몸싸움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곳에서 열리는 이유다.

이 경기장의 놀라운 기술혁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원활한 네트워크’는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이 자랑하는 강점이다. 지난 2월 4일 미국 전역을 들끓게 하는 이벤트 ‘슈퍼볼 게임’이 이곳에서 열렸다. 시청률이 70%에 이르고, 하프타임 광고는 30초당 60억원에 팔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이 경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 이런 장소에선 모바일 와이파이가 끊기거나 제대로 접속되지 않기 마련이다. 

애틀랜타의 새로운 랜드마크

하지만 이날 하루 동안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선 총 24TB(테라바이트) 용량의 데이터가 아무런 장애 없이 소모됐다. 단일장소에서 소비된 데이터양으로는 세계 최고의 기록이다. 2018년 슈퍼볼 게임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이는 글로벌 IT 기업 IBM과의 협업으로 구축한 ‘통합 IT 인프라’의 영향이 컸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엔 길이 4800마일(약 7724㎞)이 넘는 광섬유 케이블이 곳곳에 깔려있다. 경기장 내 모든 보안 카메라, TV 디스플레이, 스피커 등을 연결해 단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각 좌석 아래엔 1800개 이상의 와이파이 접속 포인트를 설치했다. 아무리 많은 접속자가 몰려도 경기장 내 다양한 영상 콘텐트를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경기장 전광판이 4K 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IT 기술 덕분이다. IBM의 방대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매달 100TB의 데이터를 처리해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 ‘애틀랜타 팰컨스 미식 축구팀 팬’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FC 축구팀 팬’ ‘그밖에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 등 세가지 버전으로 구성됐다. 티켓을 구입하고 전송하는 건 기본이다. 경기 전 관람 일정을 미리 확인할 수 있고, 경기장 주변의 주차 공간을 미리 찾고 비용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

첨단 IT와 경기장의 만남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에는 티켓 없어도 앱으로 경기장 출입이 가능하다. 팀 관련 콘텐트와 이벤트 참여 알림을 확인할 수 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하이라이트도 보여준다. 관련 상품을 구입하는 것도 앱 안에서 가능하다. 경기장을 자주 찾지 못하는 팬은 길 헤맬 일이 없다. 앱이 교통편을 알아서 탐색하는 데다 주변 시설의 안내까지 돕는다. 또한 인공지능(AI) 컨시어지 서비스를 활용하면 경기장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답변은 IBM의 왓슨이 한다. 

애틀랜타 팰컨스의 모기업인 AMB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최고기술책임자(CIO) 대니 브랜치의 설명이다. “경기장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하나였다. IT 기술로 팬들이 원하는 걸 제공할 수 있는 미래의 유연한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거다.” 치열한 스포츠 경기장이 첨단 IT기술의 경연장이 됐다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한국IBM 소셜 담당팀 blog.naver.com/ibm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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