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금리인하, 시장 전망 적중할까

시장은 7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전망했다. 한편에선 기준금리가 0.5%포인트나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7월 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 미중 무역전쟁이 재협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과한 금리인하 기대감을 누르기 위해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연준의 선택과 미래를 취재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이 오는 30일(현지시간)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리고 있다. 돈줄을 죄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서다. 연준은 2015년 12월 이후 9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고, 그 기간 0~ 0.25%였던 기준금리는 2.25~2.50%로 상승했다.

시장 안팎에선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이 돈줄을 조이면 주요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당초 연준은 올해도 2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런 계획은 뜻밖의 변수로 틀어졌다.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했고,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조짐은 연준의 금리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FOMC 성명서의 변화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4월 성명서에는 “글로벌 경제·금융시장·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적절한 금리 조정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6월 성명서에선 ‘인내심’이란 문구가 사라졌다. 대신 “고용시장과 2% 목표에 근접한 인플레이션 달성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FOMC 참석자들이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경기를 둘러싼 상황도 좋지 않다.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 무역전쟁에 나섰지만 5월 무역수지 적자는 555억2000만 달러(약 64조9861억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7로 나타났다. 전월(52.1) 대비 0.4% 떨어진 것으로 2016년 10월(51.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이유에선지 시장에선 7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7월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70.8%,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29.2%로 전망했다. 5월 초 82.5%에 달했던 금리동결 전망은 6월 19일 이후 사라졌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때문에 증시에선 악재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난 3일 미국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S& P 500지수·나스닥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건 이날 발표한 5월 무역수지·구매관리자지수·비농업부문 고용 변화 등의 경제기표가 모두 부진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이 경제지표 부진이라는 부정적인 소식을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연준이 7월 금리를 실제로 인하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가장 큰 금리인하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중 무역전쟁 이슈가 양국의 협상 재개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6월 25일(현지시간) 미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핵심 변수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전망의 악화 여부”라면서도 “현재 수준의 관세는 경제에 큰 위험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은 단기적인 정치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통화정책이 정치 이익에 휘둘리지 않도록 의회를 통해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라는 급한 불이 꺼진 만큼 금리인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과도한 금리인하 압박을 의식해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7월이 아닌 9월 금리인하를 점치는 건 이 때문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연준이 미중 무역협상의 상황을 살펴보거나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을 이유로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7월 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100% 확신한 시장의 전망이 빗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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