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왜 자동차를 탐하나
대형마트는 왜 자동차를 탐하나
  • 이지원 기자
  • 호수 347
  • 승인 2019.07.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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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밀린 마트의 몸부림

대형마트 업계가 최근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자동차 고치고 장도 보고’ ‘중고차 견적 내고 장도 보라’는 취지다. 그럴듯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이지만, 발걸음을 끊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원하는 물건이 집 앞으로 배송되는 시대. 많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타고 마트까지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대형마트가 자동차를 탐하는 이유를 취재했다. 

롯데마트는 BMW코리아와 MOU를 맺고, 마트 내 BMW 서비스센터를 확대하고 있다.[사진=BMW코리아 제공]
롯데마트는 BMW코리아와 MOU를 맺고, 마트 내 BMW 서비스센터를 확대하고 있다.[사진=BMW코리아 제공]

대형마트 업계가 ‘자동차’를 탐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롯데마트에 들어선 BMW · MINI 서비스센터(이하 BMW 서비스센터)다. 롯데마트는 지난 4일 BMW코리아와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데 이어, 10일엔 롯데마트 부산점에 BMW 서비스센터 1호점을 열었다. 

부산점 6층에 연면적 260㎡(약 80평) 규모로 조성된 BMW 서비스센터는 마트 내 점포인 만큼 ‘PIT(자동차 경주 서킷 내 정비소)’라 불리는 빠른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BMW 차주로선 마트에 들러 장도 보고 차량 점검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부산점뿐만 아니라 김포공항점 · 의정부점 · 중계점 등에 BMW서비스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올해 50개 지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차량 정비뿐만이 아니다. 대형마트에서 내 차의 중고차 시세도 알아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를 선보였다. 홈플러스 인천점 · 인하점 · 계산점 주차장내 46㎡(약 14평) 규모의 전용 부스를 설치하고,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키오스크를 들여놨다.

견적 확인을 원하는 고객은 키오스크에 기본 정보와 주행거리 등을 입력하면 최장 2시간 내에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소비자로선 견적을 신청하고 장 보고 오기 적당한 시간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무인 견적 시스템 업체 ㈜소비가 서비스 운영을 담당한다”면서 “7월 안산점 · 강서점을 오픈하는 등 올해 안에 20개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업계 1위 이마트도 예외가 아니다.이마트의 공략 대상은 전기차다. 지난해 7월 4개 지점(속초점 · 강릉점 · 검단점 등) 주차장 일부 공간을 할애해 전기차 급속 충전소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을 구축했다.

올해 2월에는 기아차와 손을 잡았다. 니로 EV · 쏘울 EV 등 기아차 전기차를 이마트에서 충전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이용객 중엔 이마트가 집객하고자 하는 젊은 고객층이 많다”면서 “전기차 충전소를 올해까지 48개(급속 충전 기준)로 확충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자동차를 탐하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자동차를 타고 멀리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줄고 있어서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원하는 물건이 배송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전성기는 저물고 있다. 대형마트 빅3(이마트 · 홈플러스 · 롯데마트)의 매출액 신장률은 2014년 -3.4%, 2016년 -1.4%, 2018년 -2.3% 등 수년째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체 쇼핑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하 2017년 유통거래액 기준)도 쪼그라들었다. 백화점(19.6%), 편의점(16.9%)을 꺾고 오프라인 강자로 군림하던 대형마트(24.0%)의 유통거래액 비중은 올해 5월 19.8%로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시장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차도 고치고 장도 본다지만…  

온라인 유통거래액 비중은 41.1%(온라인판매중계 29.8%+온라인판매 11.3%)에 달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던 식품마저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는 점은 대형마트에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5월 온라인 식품(음식료품 ·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9321억원으로 전년 동월(7022억원) 대비 32.7%나 증가했다.  

대형마트 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대부분의 마트 방문객이 자동차를 이용하는 만큼,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해야 할 여러 유인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BMW 서비스센터를 통해 월 평균 1500여명(매장 당)의 집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연계하면 집객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월 이후 5개 점포에서 중고차 견적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수가 2만4000여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집객 효과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성장하면서 마트에서 장보는 소비자가 감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온라인 쇼핑시장이 성장하면서 마트에서 장보는 소비자가 감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사에 공간을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임대 수익도 낼 수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자동차의 ‘콜라보’가 대형마트를 부진의 늪에서 건져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대형마트의 자체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에 강점이 있던 신선식품도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집객력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할인점의 업황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세조 교수는 “대형마트 업계가 장보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로선 대형마트에 가야 할 이유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대형마트 업계의 다양한 시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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