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100만 시대의 명암

한국의 5G 품질이 가격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의 5G 품질이 가격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5G 100만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6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월 3일 5G를 상용화한 지 69일(6월 10일) 만에 가입자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4G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 81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꽤 가파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5G 선두주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는 한국의 5G 가입자 수가 164만752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6월 말 기준). 이는 세계 5G 가입자수(213만3664명)에 77.5%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상용화 당시 숱한 지적을 받았던 낮은 속도 문제는 여전했다. 세계 주요 도시별 5G 속도를 비교한 결과, 서울은 최고 618Mbps로 로스앤젤레스(1.8Gbps)·시카고(1.3Gbps)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균 속도는 더 심각하다. 흔히 5G는 4G보다 20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조사 결과는 달랐다. 이동통신 시장조사업체 오픈 시그널은 한국의 5G 평균 속도가 111.8Mbps라고 밝혔는데, 4G 평균 속도(75.8Mbps)보다 겨우 47.4% 빨랐다.

5G가 제 속도를 내려면 4G 때보다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상용화 당시 이통3사의 기지국 수는 총 5만512개(4월 22일 기준)로 4G 기지국(83만2390개)의 6.0%에 불과했다. 6월 10일에 6만1246개로 불어났지만 정부 목표치(15만개)의 40.8% 수준이다.

“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질타도 계속되고 있다. KT는 5G 가입자의 82.0%(7월 기준)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고 밝혔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5G 이용자의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18.2GB(5월 기준)로 4G 이용자(9.0GB)의 2배다.

5G의 주요 콘텐트인 가상현실·증강현실 등이 고용량의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이통3사가 제공하는 기본요금제(5만5000원·9GB)로는 소비량을 감당하기가 불가능하다. 5G 이용자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7만~9만원대의 비싼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통3사는 미소가 사라지질 않는다. 지금처럼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다면 이통3사의 이동전화매출이 하반기에 급증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일관된 전망이다. ‘5G 세계 1위’ 타이틀 아래에서 소비자는 여전히 봉鳳 취급을 받고 있다.

이혁기 더스쿠프 IT 전문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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