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아파트 가격 변동률 믿을 만한가
우리 동네 아파트 가격 변동률 믿을 만한가
  • 최아름 기자
  • 호수 348
  • 승인 2019.07.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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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통계의 함정

A언론은 분명 우리 아파트의 가격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같은날 B언론은 되레 ‘하락’이란 문구를 대문짝만하게 써놨다. 부동산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의 ‘프레임’이 다르다는 건 이해하지만 같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과 ‘하락’으로 엇갈리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 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부동산 통계가 시시때때로 왜곡되는 이유를 취재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변동을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공공·민간기관의 평가는 서로 다르다.[사진=뉴시스]
서울 아파트 가격의 변동을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공공·민간기관의 평가는 서로 다르다.[사진=뉴시스]

“33주 만에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멈췄다.” 한국감정원이 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의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2% 상승했다. 10억짜리 아파트라고 가정한다면 일주일 새 20만원이 오른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7월 첫째주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꼽은 지역은 양천구(0.06%), 영등포구(0.06%), 용산구(0.05%), 서대문구(0.04%), 송파구(0.04%), 서초구(0.03%) 순이었다.

한국감정원은 “양천구와 영등포구의 상승폭이 컸던 건 재건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면서 “정비사업이나 인기 있는 대단지를 중심으로 일부 단지의 가격이 오르고 매물이 많은 곳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과 마찬가지로 부동산114,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등 민간조사기관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한국감정원(7월 첫째주 0.02%)과 달랐다. 부동산114와 KB부동산 리브온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각각 0.07%, 0.09% 올랐다고 발표했다.

상승시점 역시 다르게 판단했다. 33주 만에 상승전환했다고 발표한 한국감정원과 달리 부동산114는 30주(부동산114), 27주(KB부동산 리브온)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고 밝혔다.


7월 첫째주 기준 상승폭이 가팔랐던 단지도 제각각이었다. 한국감정원은 양천구(0.06%)·영등포구(0.06%)라고 밝힌 반면, 부동산114와 KB부동산 리브온은 각각 송파구(0.15%), 서초구(0.20%)·양천구(0.20%)를 꼽았다.
 

같은 지역의 분석이 감정기관별로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있었다. 부동산114는 7월 첫째주 도봉구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0.02%를 기록했다고 판단했지만 KB부동산 리브온은 0.17%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국감정원은 도봉구의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7월 둘째주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감정원은 동작구 아파트 가격이 0.05% 상승해 한주간 가장 많이 상승한 곳 중 하나로 꼽았다. 부동산114도 0.02%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상승폭은 좁았다. 반면 KB부동산 리브온은 0.02% 하락한 지역으로 꼽았다.


이처럼 한국감정원과 민간조사기관의 판단은 엇갈렸다.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상승폭, 상승시점 등이 100% 일치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같은 지역의 아파트 상승률이 ‘상승’과 ‘하락’으로 엇갈리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7월 첫째주 ▲변동 없음(한국감정원) ▲-0.02%(부동산114) ▲0.17%(KB부동산 리브온), 7월 둘째주 ▲0.05%(한국감정원) ▲0.02%(부동산114) ▲-0.02%(KB부동산 리브온)란 변동률이 나타난 도봉구와 동작구 처럼 말이다.

왜일까. 첫째 이유는 표본에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자. “부동산114가 사용하는 표본은 전수조사에 해당한다. 다른 민간업체와의 결과가 판이한 것은 표본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 리브온은 표본을 선정해 시세를 조사하지만, 부동산114는 전수조사를 하기 때문에 분석 결과가 다르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국감정원이나 KB부동산 리브온의 조사는 부정확하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김진호 한국감정원 연구원은 “조사 기관마다 가중치를 두는 항목이 다르다”며 “감정원이 발표하는 자료는 다른 기관과 비교하면 실거래가의 비중이 큰 자료”라고 설명했다.


조사시점이 다르다는 점도 결과가 제각각인 이유다. KB부동산 리브온과 한국감정원의 기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부동산114은 한주의 가격 변동을 살핀다. 특정 일자에 포착되는 부동산의 움직임과 한주의 흐름을 보여주는 만큼 통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당연한 이유들이 부동산의 현주소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주에 3개 기관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다 보니 언론은 프레임에 맞춰 결과를 취사선택하는 게 당연하다. 특정 자치구의 부동산 상승률 또는 하락률이 언론마다 다르게 나오는 이유다.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입맛에 맞는 통계를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렇기에 매주 발표되는 통계의 중요도가 높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구로구 일대에서 거래를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를 중심으로 통계가 나오기 때문에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 크게 연관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자신이 거래하는 단지에 유리한 자료만을 사용하는 공인중개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주 발표되는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부동산 시장을 주식 시장처럼 보게 만든다”며 “검증 장치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유의미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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