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어나더 컨트리(Another Country)’

영국의 극작가 줄리안 미첼이 1981년 발표한 연극  ‘어나더 컨트리’가 국내에서 초연된다.[사진=로네뜨 제공]
영국의 극작가 줄리안 미첼이 1981년 발표한 연극 ‘어나더 컨트리’가 국내에서 초연된다.[사진=로네뜨 제공]

줄리안 미첼(Julian Mitchell)의 원작 「어나더 컨트리(Another Country)」는 1982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연극으로 초연됐다. 루퍼트 에버릿, 케네스 브래너, 콜린 퍼스, 톰 히들스턴 등 쟁쟁한 영국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은 당시 호평이 쏟아지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1984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에는 연극 무대에 올랐던 루퍼트 에버릿과 콜린 퍼스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어나더 컨트리’가 연극에서 영화로, 또다시 연극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영국 초연 이후 37년 만에 국내 첫선을 보이는 이번 무대는 원작에 충실히 접근해 기존 작품을 알던 관객뿐만 아니라 처음 작품을 접하는 관객들까지 사로잡고자 노력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였던 영화에 비해 위트 넘치는 대본이 극의 재미를 더했다. 

작품은 대공황과 파시즘 시대였던 193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영국 사회는 실업과 빈곤에 지친 노동자들과 허영에 빠진 부유층 간의 갈등이 격화하며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는 반파시즘과 아울러 공산주의 사상에 매료돼 공산당에 입당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훗날 ‘케임브리지 5인방’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대표적인 반역자 ‘가이 버제스’ ‘킴 필비’ ‘도널드 맥린’ ‘앤서니 블런트’ ‘존 케른 크로스’가 탄생한다. 이들은 세계혁명을 위해 KGB(구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의 간첩이 되고 2차 대전 개전 전후 영국정부 내 주요 기관에 침투해 이중 스파이로 활약한다.

극중 주인공 가이 베넷은 실존 인물인 가이 버제스(Guy Burgess)를 모티브로 삼았다. 명문가 자제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로 1951년 정체가 발각된 뒤 소련으로 망명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인물이다. 가이 베넷 역은 이동하ㆍ박은석ㆍ연준석이 맡았다. 

가이베넷의 절친인 토미 저드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존 콘 포드(Rupert John Corn ford)’라는 영국의 시인이자 공산주의자다. 가이 베넷과 동급생으로 나오지만 실제론 케임브리지 후배다. 토미 저드 역에는 이충주와 신예 문유강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카르멘’ ‘그리스’ ‘광화문 연가’ 등 다수의 뮤지컬과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태한이 처음 연출에 도전한다. 8월 1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공연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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