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편 거북선❸

이순신은 전투의 공적을 부하들에게 돌렸다. [사진=연합뉴스]
이순신은 전투의 공적을 부하들에게 돌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호(더스쿠프 348호·이순신과 왜성)에 제기했던 ‘거북선 복원에 필요한 의견’을 이어나가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거북선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중심기관이 있어야 합니다. 문화재 복원은 개인의 노력으로 완수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완성도 높은 복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속성은 책임 소재가 분명한 독립적인 기관이 설치됐을 때 가능합니다. 

둘째, 판옥선의 연구와 복원작업도 병행해야 합니다. 판옥선도 거북선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판옥선과 거북선은 배의 크기와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거북선의 실제 작동 여부도 중요합니다. 거북선의 크기, 승선 인원, 좌우에 설치된 포문의 개수 등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까진 이런 기록에 충실한 복원에만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거북선은 실전에서 운용된 전투함이었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힘만으로 완벽하게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묻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거북선을 복원해야 할까요?” 전 그렇다고 믿습니다. 우리도 영국의 처칠, 미국의 링컨 같은 세계적인 위인을 가져야 하고,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은 충분한 자격과 스토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거북선 자체의 스타성도 훌륭합니다. 불을 내뿜는 용의 머리에, 칼날로 뒤덮인 단단한 거북 등판, 사방으로 미사일 장군전과 포탄을 쏟아붓는 불패의 돌격선!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 않을까요? 

이번엔 주제를 돌려 신상필벌의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공신을 정할 때, 조선 조정은 크게 선무공신宣武功臣과 호성공신扈聖功臣으로 나눠 포상했습니다. 호성공신은 선조의 피난길을 따라 다니며 고생한 측근입니다. 그에 비해 선무공신은 야전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사람들입니다. 선무공신 18명의 명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1등 공신 : 이순신, 권율, 원균 
2등 공신 : 김시민, 신점, 군응수, 이정복, 이억기 
3등 공신 : 정기원, 권협, 유산원, 고언백, 이광악, 조경, 권준, 이순신, 기효근, 이운룡 

이중에서 이순신과 관련된 공신은 18명 중에 7명이나 됩니다. 3분의 1이 넘는 셈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순신이 옥포해전 후에 임금에게 올린 장계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좌부장인 낙안 군수 신호는 왜적의 큰 배 1척을 쳐부수고 머리 하나를 벴는데 배 안에 있던 칼, 갑옷, 의관 등은 모두 왜장의 물건인 듯 했습니다. 우부장인 보성 군수 김득광은 왜적의 큰 배 1척을 쳐부수고…(중략) - 옥포파왜병장  <다음호에 계속>  

장정호 교육다움 부사장 passwing7777@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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