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일의 Art Talk | 작가 김승환

예술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과 표현되는 것이 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이 미술이고 소리로 표현되는 것이 음악이다. 뮤지컬은 이 둘이 합쳐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미술의 ‘복합장르’를 선보이는 작가 김승환은 미술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다. 표현방법에 있어서도 여러 기법을 사용한다.

시각효과 극대화 위해 다양한 방법 활용
시각적인 면에서 미술을 크게 둘로 나누면 ‘구상미술’과 ‘추상미술’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구체적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구상미술’이라 한다. 이는 우리 주변 사물을 표현하며, 익숙한 형태를 보여줘 작품에 대한 이해가 빠른 편이다.

▲ 01. 유기체
추상미술은 이와 다르다. 추상미술은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주로 인간의 감정이나 정신세계 등을 표현한다. 추상미술이란 본질적인 세계를 추구하고 비본질적인 것은 제거한다는 의미로 ‘생략하다, 축약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고 구상과 추상의 경계선이 뚜렷이 구분되지는 않는다. 구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담아내는 것은 아니며, 생략과 축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추상 또한 어떠한 형태가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구상과 추상의 표현 경계를 명확히 할 수 없듯 김승환의 작품 또한 추상과 구상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작품 속 표현된 형상을 통해 작가 내면의 감정, 추구하는 정신세계를 가늠해 볼 따름이다.

▲ 02.03. 유기체
김승환의 작업은 추상에 담긴 ‘구상’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그의 작품 속 비사물의 형태를 이루는 추상적 형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추상적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그의 작품은 내면의 정신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물질의 본질을 찾아 이를 반복하는 형상을 이룬다. 작가는 지금의 조형세계를 찾아내기 위해 표면적 질감을 확인하거나 메스의 변화 등을 추구했을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유기체有機體 이미지는 예수의 머리에 씌워진 가시 면류관의 형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는 추상에서 구상 이미지로의 출발로 자연과의 자연스러운 조우를 이루면서 설득력을 더한다.

작가가 표현하는 추상적 이미지는 크고 작은 형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곡선의 유기적 형태의 반복적 결합을 통해 드러난다. 반복되는 유기적 형태는 자신의 정신세계뿐만 아니라 종교관, 자연관 그리고 더 나아가 작가들이 염원하는 완벽한 조형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무한공간에서 자유 찾아
그의 작품을 보면 무대 위 군집된 무희들의 춤추는 모습이 연상되고 한참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잎들이 군락을 이루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김승환의 작업은 곧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무한한 공간으로 확산되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듯하다. 반복으로 이뤄지는 공간 속에는 안정과 구조적 질서가 있다.
이는 자연에서만 볼 수 있는 질서와 법칙을 이해하고 있는 작가만의 ‘조형적 언어’로 아름답게 풀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 흐름은 횡적인 형태로 보는 이로 하여금 포근함과 안정감을 준다. 또 율동적 반복의 흐름은 음악적인 리듬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렇듯 김승환의 조형작품은 공간의 무한성과 함께 반복적 리듬, 그리고 율동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장르인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9월 4주 전시회

▲ 이중섭<황소>35.51.3cm, 1953
‘둥섭 - 르네상스로 가세!’
서울미술관에서는 개관 기념으로 8월 22일부터 11월 21일까지 한국 근대미술의 여섯 대가의 예술적 행보를 되돌아보는 전시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전을 개최한다. 타이틀에 ‘이중섭과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이라는 부제를 더한 이번 전시는 이중섭을 중심으로 박고석, 손응성, 이봉상, 한묵 등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75점의 근대 작품과 더불어 1950~1960년대 개최됐던 다방 전람회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 그리고 1950년대 다방의 모습을 재현한 설치전이 함께 구성돼 있다. 전시를 통해 작품에 나타난 시대 경험을 공유하고 작가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진원캔버스위에 아크릴, LED, 116.5*91cm, 2012
빛의 파장 - 박진원, 황선태 2인展
‘빛의 파장’전이 9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리나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빛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두 작가의 만남이다. 박진원, 황선태 작가는 실내, 실외 풍경을 캔버스에 자기만의 표현 방식으로 작업을 해나간다. 우선 많은 고민과 여러 번의 공정 끝에 베이스가 되는 회화작업을 완성시킨 후, LED조명을 삽입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캔버스는 빛의 파장에 의해 따스하고 또 다른, 새로운 공간을 갖게 되는 작업으로 완성이 된다.

김상일 문화전문기자human3ksi @ nav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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