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사진지문] 비에 젖은 보름달
[오상민의 사진지문] 비에 젖은 보름달
  • 오상민 사진작가
  • 호수 349
  • 승인 2019.08.06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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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던 날 …

초등학교 때입니다. 천체망원경을 사고 싶어 용돈을 모았던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달의 사진을 보고 난 후입니다. 노랗고 예쁘게 빛나던 달,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던 그 달이 실제론 울퉁불퉁한 곰보빵 같은 모습이었다니요. 

천체망원경을 사서 꼭 내 눈으로 확인하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모았던 돈으로 결국 오락기를 사버리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201903/보름달/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201903/보름달/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그 초등학생은 이제 초등학생 학부모가 됐습니다. 비가 내리던 날, 딸아이 손을 잡고 가던 등굣길입니다. 계단을 내려오다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에 보고 싶었던 보름달을 만났습니다. 

동그란 모양에 표면은 울퉁불퉁 파여있는 모습입니다. 계단에 있던 스테인리스 안전손잡이 기둥 위에 보름달이 떴습니다.

하늘에 반사된 금속 표면은 보름달처럼 밝게 빛나고 빗물이 내려앉은 모양은 달의 울퉁불퉁한 표면을 닮았습니다. 지구와 달의 실제 거리는 38만6242㎞라고 합니다. 달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201903/은하계/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201903/은하계/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우주에서 은하계를 바라본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수많은 별들이, 행성들이 띠를 이루고 어두운 공간에 펼쳐져 있습니다. 은하계는 태양계를 포함해 많은 항성을 주체로 하는 전체 집단입니다.

은하계에는 수많은 별들이 존재합니다. 우리 은하계에만 수십억개의 표류하는 떠돌이 행성과 별들이 존재한다고 하니 상상하기 힘든 크기입니다. 봄비 맞은 자동차 유리창에서 대우주의 신비를 만납니다.

[201903/보름달/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201903/보름달/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초록의 에메랄드입니다. 신록이 짙어진 자연과 같은 색입니다. 변치않는 초록의 매력을 지닌 에메랄드는 4대 보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월의 탄생석이고 행복과 행운을 의미합니다. 

‘에메랄드그린’이라는 색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녹색을 자랑합니다. 생명의 색, 봄의 색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영원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사랑, 생명의 환희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차창에 에메랄드 같은 물방울이 맺혔습니다. 비가 만들어낸 보석입니다.

[201903/공기방울/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201903/공기방울/서울 종로/오상민 작가]

뽀글뽀글, 빨대를 물 속에 넣고 입김을 불어넣으면 물방울이 쉴새없이 올라옵니다. 어릴 땐 그 모습이 신기해서 힘껏 숨을 들여마시고 공기를 뱉어냈습니다. 

숱한 공기 방울이 캄캄한 심해에서 밝은 수면으로 올라옵니다. 깊은 바닷속에서 누군가 숨을 쉬는 것 같습니다. 철봉에 맺힌 물방울에서 생명의 공기방울을 봅니다.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작가 | 더스쿠프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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