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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환율전쟁 개막
경상수지 흑자냈지만
총수들의 비상경영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뉴시스]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뉴시스]

G2 환율전쟁 개막
터지지 말아야 할 게 터졌다

터지지 말아야 할 게 터졌다. 미중 환율전쟁이 확산하는 조짐이다. 미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탓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이 불공정한 경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허용했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것은 1994년 이후 25년 만이다.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지 하루 만에 단행됐다. 중국 정부가 포치를 용인한 것으로 보고 미국이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자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불똥이 한국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안화 동조현상으로 원화가치가 상승할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수출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이 살아나기 힘든 상황에서 미중 환율전쟁 등이 장기화하면 결과적으로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은 투자‧소비심리 위축, 내수부진 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성태윤 연세대(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원하는 경제 질서 재편에 중국이 우호적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경우 계속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두달 연속 흑자
그런데 수출이 …

지난 5월에 이어 6월 경상수지도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썩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 규모가 줄어서다. 반기로 범위를 넓히면 유럽발 재정위기로 경상수지가 악화했던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 달러 흑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흑자다.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 흑자는 63억8000만 달러였다. 지난 4월 6억60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48억1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이후 두달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도 217억7000만 달러로 흑자였다. 한은이 지난 7월 예상한 규모(215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74억6000만 달러)보다 10억8000만 달러(14.5%)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 6월(95억4000만 달러 흑자)보다 32억7000만 달러(34.2%) 줄어든 게 경상흑자 감소 원인”이라고 밝혔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이 줄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했다는 거다.

6월 수출은 439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523억1000만 달러) 대비 15.9%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단가 하락, 대중對中 수출 부진 등의 변수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째 수출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은 427억7000만 달러에서 377억2000만 달러로 11.8% 줄었다.

한은은 ▲유가 등 에너지류 가격 약세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수입 감소 ▲승용차 등 소비재 수입 감소를 수입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잇따라 비상회의
위기경영 스타트

대기업 총수들이 잇달아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영향과 대응책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일 오후 서울 SK T타워에서 16개 주요 관계사 CEO들을 불러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이 회의는 통상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최 회장의 주재는 물론 참석도 이례적이다.

이날 최 회장은 “위기 때마다 하나가 돼 기회로 바꿔온 (우리만의) DNA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SK그룹의 CEO들 역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타격과 대응책을 분석하는 한편, 위기극복을 비롯해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에도 힘쓴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재계 총수들이 비상회의를 소집하며 위기 대처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재계 총수들이 비상회의를 소집하며 위기 대처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5일 오후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일본 정부의 한국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제외 조치로 인한 파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이 부회장은 사업장 현장 경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평택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충남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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