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종의 빛과 그림자

지난해 게임업계 평균근속연수는 코스닥 300대 기업 평균보다 2.15년이나 짧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게임업계 평균근속연수는 코스닥 300대 기업 평균보다 2.15년이나 짧았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중요한 프로젝트 앞두고 진행하는 밤샘작업)’는 과로사를 야기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그 덕분일까, 2013년 이후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 직장인의 삶도 나아졌는지는 의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게임 업종의 빛과 그림자를 들여다봤다. 

2013년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한 시기였다. 그해에만 100개가 넘는 모바일 게임이 출시됐다. 그 때문인지 그해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한 기업은 숱했다. 코스닥 300대 기업(6월 30일 시가총액 기준) 중 게임업체 10곳(네오위즈·웹젠·넥슨지티·컴투스·위메이드·넵튠·선데이토즈·미투온·게임빌·펄어비스)의 경영지표를 살펴보니, 당시 실적이 급증한 곳은 수두룩했다. 

‘애니팡’ ‘포코팡’ 등으로 잘 알려진 선데이토즈는 2013년 전년 대비 2배에 이르는 476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올리며 크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8.9%나 증가(2012년 80억원→2013년 173억원)했다.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등을 출시한 위메이드는 2013년 2274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전년(1199억원) 대비 89.7%나 늘어난 수치였다. 무엇보다 그해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2012년 영업손실 20억원)에 성공했다. 

2013년을 기점으로 업계는 꾸준히 성장페달을 밟았다. 국내 게임시장은 2013년 9조7525억원에서 지난해 14조원대로 커졌다.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가리키는 지표도 개선했다. 지난해 게임 업계(코스닥 상장사)의 평균근속연수는 3.48년, 평균총괄수익(근속연수만큼 회사를 다니면서 벌 수 있는 수익)은 1억9425만원이었다. 게임시장이 본격 성장한 2013년과 비교하면 근속연수는 1.22년, 평균연봉은 1575만원, 총괄수익은 1억278만원 늘었다. 

언뜻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삶이 개선된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해 코스닥 300대 기업 평균근속연수(5.63년)와 비교하면 2.15년 짧았다. 근속연수가 짧다보니, 평균총괄수익은 1억612여만원이나 적었다. 

 

코스피 상장사와 비교해도 차이는 확연하다. 넷마블의 지난해 평균근속연수는 4.06년, 평균총괄수익은 3억7720만원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 업체의 평균 수치와 비교하면 근속연수는 0.58년 길고, 총괄수익은 1억8295만원 더 많았다. 

한 게임업체 직장인의 말이다. “정치권과 업계에서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달려들었지만 바뀐 건 없다. 지금도 우리는 몸을 갈아 넣어 게임을 만들고 있다.” 주52시간 제도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중소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여전히 평균보다 적은 값을 받으며 등대처럼 일하는 이들이 있다는 얘기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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