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근속연수 3.22년
코스닥 평균에 못미쳐
K-뷰티 성장의 그림자

한국 화장품의 위상이 달라졌다. 중국 ‘왕서방’이 한국 화장품에 손을 뻗친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의 처우도 나아졌을까. 코스닥 300대 기업 중 화장품 업 종 8곳을 살펴보니, 이들의 처우는 K-뷰티 열풍과 무관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코스닥 화장품 업종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화장품업체(코스닥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근속연수는 3.85년에 그쳤다.[사진=뉴시스]
화장품업체(코스닥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근속연수는 3.85년에 그쳤다.[사진=뉴시스]

최근 수년간 한국 화장품 업계는 전례 없는 황금기를 보냈다. 2013년부터 중국에서 불어온 ‘K-뷰티’ 열풍 덕이었다. 화장품업체들의 실적도 그때부터 가파르게 증가했다. 대형 화장품업체뿐만 아니라 중소 화장품업체, OEMㆍODM업체, 화장품용기 제조업체도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코스닥 300대 기업(6월 30일 시가총액 기준) 중 화장품업종 8개 기업(네오팜ㆍ연우ㆍ블러썸엠앤씨ㆍ네이처셀ㆍ코스메카코리아ㆍ테고사이언스ㆍ클리오ㆍ씨티케이코스메틱스)의 재무제표를 살펴본 결과, 지난 5년새 매출이 대부분 급증했다. 

화장품용기를 생산하는 연우의 매출액은 2013년 1574억원에서 지난해 2729억원으로 73.4% 증가했다. 연평균 14.68% 성장한 셈인데, 이는 약과다. 같은 기간 화장품 OEMㆍODM업체 코스메카코리아와 색조화장품 업체 클리오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382.9%(628억원→3033억원), 459.4% (335억원→1874억원)에 달했다.

그렇다면 화장품업계 종사자의 ‘살림살이’도 나아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일자리의 질質은 되레 악화했다. 화장품 업종의 평균근속연수는 3.85년(2018년 기준)으로 코스닥 300대 기업 평균(5.63년)에 훨씬 못 미쳤다. 중국 덕을 톡톡히 보고도 일자리 수준은 제자리인 기업도 많았다. 대표적인 곳이 코스메카코리아(2.85년), 클리오(2.66년) 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기업의 평균근속연수는 2013년보다도 0.08년 짧았다. [※ 참고 : 화장품 업종 8곳 중 6곳은 2013년 사업보고서가 없었다. 그래서 화장품 업종의 평균치는 2018년과 2013년을 비교할 수 있는 2곳만 대상으로 했다. 그렇다고 통계치가 왜곡된 건 아니다. 2018년 화장품 업종 8곳의 평균근속연수는 3.22년으로, 2곳 평균 3.85년보다 훨씬 짧았다. 화장품 업종이 균형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급여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평균연봉은 4854만원, 평균총괄수익(근속연수만큼 회사를 다니면서 벌 수 있는 수익)은 1억9039만원이었다. 코스닥 300대 기업 평균연봉 5098만원, 평균총괄수익 3억여원보다 훨씬 적었다. K-뷰티의 성장 열매가 직원에게 돌아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최근 K-뷰티 열풍이 한없이 식고 있다는 점은 화장품 회사 직장인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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