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만으로 허위매물 잡겠다? 시장 몰라도 참…
벌금만으로 허위매물 잡겠다? 시장 몰라도 참…
  • 최아름 기자
  • 호수 351
  • 승인 2019.08.1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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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허위매물 뿌리 뽑을까

부동산 거래를 할 때마다 허위매물로 허탕을 치는 경우가 한두번일까. 포털은 허위매물을 직접 단속하는 센터를 만들었다. 부동산 O2O 플랫폼은 정기적으로 허위매물을 올리는 공인중개사를 규제한다. 하지만 민간의 숱한 노력은 별다른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신고센터를 마련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허위매물을 뿌리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허위매물 뿌리뽑기 정책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국토교통부가 직접 허위 매물 단속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가 직접 허위 매물 단속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사진=뉴시스]

“그 집 아침에 나갔어요.” 집을 찾기 위해 부동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인터넷과 부동산 앱으로 쉽게 매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집을 구하는 일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발품을 팔아야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온라인으로만 매물 정보를 확인했다가 허탕을 치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중 대부분의 원인은 허위매물에 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포털에 올라오는 부동산 매물의 허위 매물 신고를 받은 건수만 지난 6월 7000건을 넘겼다. 이중 실제 허위매물로 판명된 것은 4589건이었다. 이렇게 허위매물을 올린 것으로 적발된 공인중개사는 매물 게시 행위를 제재받지만 실질적으로 받는 처벌은 없다.

하지만 내년 8월부터는 달라진다. 지난 2일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부동산 중개와 관련해 표시·광고를 모니터링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공인중개사가 허위, 과장광고를 올리는 경우 500만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여태까지는 없던 일이다. 허위매물이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혔지만 매번 민간에서만 단속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개정법엔 국토부가 직접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신고센터를 마련해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에 있던 기관인 한국감정원이 해당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 국토부가 직접 허위매물을 감시한다면 불투명한 시장이 해소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 방안이 ‘반쪽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벌금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포털에 있는 매물과 관련해 “종종 계약이 진행됐어도 포털에 올린 매물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허위매물은 일부러 만든 것이 아니라 단순 실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스템에 허점이 있으니 변명으로 사용되고 있던 셈이다.

국토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토부는 공인중개사협회와 함께 부동산 전자계약을 활성화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실거래 기록을 빠르고 투명하게 남겨 시장 왜곡을 막겠다는 취지였는데, 전자계약 비중은 전체 거래의 1%를 밑돈다. 국토부가 시스템을 만들었음에도 ‘허위매물’이 줄지 않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기는커녕 과태료만 물려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면서 “애초에 허위 매물이 나올 수밖에 없게 하는 시장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위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부동산 중개사들이 너무 많아서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하나의 매물을 여러 중개사가 담당한다. 한 매물을 한명의 중개사가 담당하는 해외의 ‘전속중개’와는 생태계 자체가 다르다. 해외의 경우 거래 수수료도 국내보다 높은 5~6%에 이른다. 여러 번 거래하지 않아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허위매물 만드는 시장 조건

임재만 세종대(부동산학) 교수는 “전속 거래는 독점의 문제가 생기지만 공동 중개에서는 허위 매물의 문제가 생긴다”며 “기업이 자체적으로 감독할 것이 아니라 연합 기구를 만들어 정부와 협력하는 공동 제재 방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허위매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일침이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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