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세꼭지 뉴스
WTO 분쟁 염두에 둔 백색국가 맞대응
기획재정부 그린북, 한국 경제 ‘부진’
골드만삭스가 한국 경제에 던진 화두

지난 15일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일본대사관 방향으로 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5일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일본대사관 방향으로 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韓 백색국가 맞불에
숨은 전략적 큰그림 

정부의 일본을 향한 맞대응이 구체화했다.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일본을 빼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어떤 품목을 규제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28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면 ‘규제품목’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3일까지 진행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의 의견수렴 기간엔 일본 정부를 비롯해 개인과 기업 등 누구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얼마 전 정부는 일본을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 개정안에는 현재 전략물자 수출지역 가운데 ‘가’ 지역을 ‘가의1’ 지역과 ‘가의2’ 지역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받는 ‘가의2’ 지역으로 새로 분류된다.

이 개정안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이 있으면 이유를 적어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나 팩스, 우편을 활용해 제출하면 된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을 당시엔 4만여건의 의견이 모였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수출규제를 둘러싼 국민 관심도가 높아 의견수렴기간에 상당한 의견서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이렇게 규제품목을 확정하지 않은 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28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우리가 구체적으로 맞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면 ‘일방적 무역조치’의 책임이 우리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WTO 협정은 “회원국은 위반 여부를 직접 판단해 일방적 무역조치를 취하지 말고 WTO 분쟁해결제도에 회부해 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경제 분야의 한 전문가는 “일본의 추가 품목규제 조치가 이뤄진 뒤에 우리 정부가 조치를 취하면 WTO 협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대응조치로서의 성격을 부인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품목 발표를 하지 않고 ‘톤 다운’을 꾀한 건 전략적인 측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한국경제의 부진한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경제의 부진한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경제 지표       
5개월 연속 부진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5개월 연속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경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건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일본 정부 수출규제 조치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인지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6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1.6% 쪼그라들었다. 내구재(가전제품 등‧-3.9%), 준내구재(의복 등‧-2.0%), 비내구재(음식료 등‧-0.3%)가 모두 줄어들었다.

투자 부문의 지표도 엇갈렸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기계류 투자가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0.4% 증가했지만 건설투자는 토목 공사실적이 감소하면서 0.4% 줄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8%, 3.5% 줄어든 수치다.

수출도 감소세다. 반도체 업황의 부진,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0%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고용시장의 부진도 여전하다. 7월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3.9%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7월 기준으로 2000년 7월 4.0%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경 등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고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투자·수출·소비 활성화 등 경제 활력 제고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조정됐다.[사진=뉴시스]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조정됐다.[사진=뉴시스]

韓 경제성장률 1%대     
골드만삭스의 ‘경고’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에 글로벌 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투자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의 용’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의 용’은 1980~1990년대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4개국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1.9%로, 2020년 전망치는 2.3%에서 2.2%로 낮췄다. 특히 올해 3‧4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2.0%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0.4%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면서 그 시기는 10월 정도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 내렸다. 

두달 넘도록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反중국 시위가 계속되면서 정국이 불안한 홍콩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2%에 그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보다 1.3%포인트 내린 거다. 2020년 전망치는 2.3%에서 2.2%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또 싱가포르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1%에서 0.4%로, 내년 전망치는 2.4%에서 1.6%로 변경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0.7%포인트, 0.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대만의 올해(2.3%)와 내년(2.2%) 전망치 역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