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편 신상필벌

이순신의 신상필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순신의 신상필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순신은 상을 줄 때도 원칙과 믿음을 지켰지만, 벌을 줄 때도 추상같이 엄격했습니다. 마치 신상필벌의 표본 같습니다. 그의 군령은 서릿발 같았고, 훈련은 실전 같았습니다. 그는 부하의 체력과 사기를 고려해 체계적으로 수군을 운용했습니다. 

이순신의 신상필벌은 항상 공평무사했습니다. 지위나 인맥이 끼어 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사상자와 부상자에겐 충분한 예우를 다했습니다. 이순신이 죄를 지은 부하를 처벌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그는 백성民과 군軍을 엄격하게 구분했습니다. 군 혹은 관이 백성을 괴롭히는 것을 가장 싫어했습니다. 그가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두가지는 군기에 관한 것과 백성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도망병에게 엄격했습니다. 

6일 정축 맑음. … 방답의 병선 군관과 색리가 병선을 수리하지 않아 곤장을 쳤다. 우후와  가수도 역시 단속하지 않아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이니 해괴하기 짝이 없다. 자기 한 몸 살찌울 일만 하고 이와 같이 돌보지 않으니, 앞일도 짐작할 만하다. 토병 박몽세는 석수랍시고 선생원에서 쇠사슬 박을 돌 뜨는 곳에 갔다가 이웃집 개에게까지 피해를 끼쳤으므로, 곤장 80대를 쳤다.

초 4일 갑자 맑음. … 승군들이 돌 줍는 일에 불성실하므로 우두머리 승려를 잡아다가 곤장을 쳤다.

초6일 병인 맑음. 아침 식사 뒤 나가 군 기물을 점검했는데, 활, 갑옷, 투구, 화살통, 환도 등이 깨지고 헐어서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매우 많아 색리, 궁장, 감고각 관청의 재정 출납, 관리자 등의 죄를 따졌다.

초 3일 임신. 가랑비가 아침 내내 내렸다. … 여도 수군 황옥천이 왜적의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도망갔는데, 잡아다가 목을 베어 군중 앞에 내다 걸었다. -
「임진일기」

계사 2월 초3일 무자 맑음. … 경상도에서 옮겨온 귀화인 김호걸과 나장 김수남 등이 명부에 오른 격군 80여 명이 도망갔다고 보고하면서도, 뇌물을 많이 받고 붙잡아 오지 않았다. 군관 이봉수, 정사립 등을 몰래 파견해 70여 명을 잡아다가 각 배에 나눠주고, 김호걸, 김수남 등을 처형했다. 

초7일 경신. 흐리되 비는 오지 않았다. … 우수사 이억기와 함께 아침밥을 먹고 진해루로 자리를 옮겨 공무를 본 뒤에 배를 탔다. 떠날 때 쯤 도망간 발포의 수군을 처형했다. -
「계사일기」

3일 임술. 비가 내렸다. … 아침에 고을 사람들의 밥을 얻어먹었다고 하는 말을 듣고 종들을 매질하고 쌀을 도로 갚아 줬다.

30일 정해. 맑으나 동풍이 불고 비올 기세가 많았다. … 적에게 붙었던 해남의 정은부와 김신웅의 부인 등과 왜놈에게 지시해 우리나라 사람을 죽인 자 2명과 사족士族의 처녀를 강간한 김애남을 모두 효시했다. -
「정유일기」 <다음호에 계속>  
장정호 교육다움 부사장 passwing7777@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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