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우리은행의 반복적 모럴해저드
주인 없는 우리은행의 반복적 모럴해저드
  • 김정덕 기자
  • 호수 353
  • 승인 2019.08.30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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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왜 자꾸 파생상품에 엮이나

“금융 신뢰를 흔들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대규모 파생금융상품 투자 손실 사태를 두고 나오는 비판이다. 손실위험이 없는 투자는 물론 없다. 다만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지 않고, 손실이 뻔히 보이는 투자를 권유했다면 문제다. 특히 우리은행은 파생상품으로 논란을 일으킨 게 한두번이 아니다. 주인 없는 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우리은행의 반복적 모럴해저드를 취재했다. 

우리파워인컴펀드 손실 사태는 이번 파생금융상품 손실 논란과 판박이다.[사진=뉴시스]
우리파워인컴펀드 손실 사태는 이번 파생금융상품 손실 논란과 판박이다.[사진=뉴시스]

거두절미하고 두가지 사례를 보자. 먼저 부채담보부증권(CDO),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 손실 사태다. 2005년, 우리은행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겠다면서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검토했다. 그러다 선택한 게 CDO와 CDS였다. CDO는 채무를 기초자산으로 잡고 증권화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이다. CDS는 부도위험 회피를 위한 일종의 보험상품이다.

채무ㆍ부도 등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큰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이었다. 우리은행은 2007년까지 이 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그런데 이 상품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미 서브프라임(저신용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 채권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여파는 우리은행을 덮쳤고, 손실액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투자를 지휘한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이었지만 ▲중도매각조차 못하는 상품에 원금손실 위험까지 안고 투자했다는 점 ▲미국 금융기관들이 위험을 감지하고 CDS를 팔 때조차 위험을 회피할 생각보다는 되레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상품을 덜컥 샀다는 점 ▲CDO는 위험 헤지 수단이 마땅치 않아 우리은행이 투자하기 전부터 위험한 투자상품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는 점 등이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부각되자 황 전 회장은 KB금융지주 회장으로 간 지 1년 만인 2009년 3개월의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음은 2008년 불거진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다. 우리파워인컴펀드는 2005년 우리은행이 판매한 구조화채권 파생상품이다. 이 상품은 금리ㆍ환율ㆍ주가ㆍ상품가격 등의 기초자산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된다. 다양한 신용등급의 채권이 뒤섞여 있어 안전하다고 볼 수 없었다. 예상대로 우리파워인컴펀드는 2011년 2200여명의 투자자가 1600억원(투자금의 97.5%에 해당)의 손실을 낸 채 만기를 맞았다. 

우리파워인컴펀드의 문제는 불완전판매였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투자자들에게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충분히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역시 우리은행에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20~4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두 사례는 우리은행 운영구조의 허점들을 잘 보여준다. 투자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 투자 상품에 경고음이 울려도 위험 헤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투자든 금융상품 판매든 돌아보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문제는 이런 허점이 여전히 메워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과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해당 상품은 독일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조건이었고, 독일국채는 1월부터 떨어졌다. 이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5월까지 아무런 대응도 없었고, 은행창구에선 상품을 팔기 바빴다. 우리은행의 운영구조가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는 얘기다. 주인 없는 은행의 모럴해저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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