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재해석했다. [사진=국립창극단 제공]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재해석했다. [사진=국립창극단 제공]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외설로 치부되던 ‘변강쇠타령’을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풀어냈다.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6년째 공연을 맞았다.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와 새로운 주역의 등용, 과감한 무대 변화 등 흥행요소를 갖추고 관객 앞에 나선다. 2014년 초연 이래 매해 언론의 호평과 객석의 뜨거운 환영으로 매진행렬을 기록한 작품이다. 서울·여수·울산 등 국내 도시는 물론 프랑스 파리까지 총 88회 공연을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국민 창극’으로 떠올랐다. 

줄거리는 원전과 같지만 창극의 결말은 차이가 확연하다. 변강쇠의 죽음 이후 옹녀의 뚜렷한 주관에 의한 선택과 무대 위 옹녀가 보여주는 적극성·생활력·생명력은 진취적인 인간상을 그려낸다. 판소리에서는 드센 팔자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는 옹녀가 홀로 떠나며 비극적 결말을 맞지만, 창극에서는 주어진 역경에 굴하지 않고 사랑의 결실인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로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원전의 소리를 잘 살린 민요·가요로 구성해 뮤지컬 무대와는 다른 한국적 흥겨움을 선사한다. 원전의 해학에 더해진 생기 넘치는 캐릭터와 템포감 있는 구성, 농익은 은유들은 관객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공연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새로운 주역의 탄생이다. 초연부터 호흡을 맞춰온 옹녀 역의 이소연과 변강쇠 역 최호성 외에 유태평양이 새로운 변강쇠로 분한다. 맑은 목소리와 청순한 외모의 이소연은 부드럽지만 강한 내면을 지닌 옹녀를, 최호성은 천진난만한 매력의 변강쇠를 연기해 사랑받아 왔다. 완벽 호흡을 자랑하는 이소연과 최호성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주역은 어떤 매력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초연 이후 처음으로 무대를 전면 수정한다. 먹색 무대를 초록색으로 바꿔 명랑하고 밝은 기운을 선사한다. 생기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초록색은 작품이 담고 있는 긍정적 에너지를 떠올리게 한다. 조명·영상·소품·의상 등 무대 미장센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점검해 시각적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8월 30일부터 9월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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