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위기를 견뎌야 하는 이유

적립식 펀드투자에 나선 투자자라면 최근 상황이 몹시 두려울 것이다.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펀드 평가금액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게 뻔해서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이 적립식 펀드투자의 최적기라고 생각한다. 같은 적립금으로 더 많은 펀드를 매입할 수 있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와 엉클조 아카데미가 펀드투자 쉽게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제5편 위기를 견뎌야 하는 이유다.

주가 하락기는 같은 투자금으로 더 많은 펀드를 매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주가 하락기는 같은 투자금으로 더 많은 펀드를 매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5월 2400포인트를 웃돌던 코스피지수는 그해 2000포인트대로 하락했다. 부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2100~2200포인트를 오가며 살아날 기미를 보였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의 악재 탓에 8월 1940포인트대로 떨어졌다.

15개월 사이 주가지수가 2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당연히 투자자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펀드투자자도 울상을 짓고 있을 것이다. 코스피지수와 펀드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필자가 투자한 펀드의 기준가격은 지난해 6월 1120원대에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7월 1000원대가 무너진 이후 8월에는 830원대로 떨어졌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필자는 지난해 6월 매월 10만원의 적립식펀드에 가입했다.

투자 종목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배당성향이 강한 중소형주를 주로 매입하는 배당형펀드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적립해 쌓인 투자원금은 170만원(추가납입 2회 포함)이다. 하지만 펀드의 현재(8월 20일 기준) 평가금액은 146만2270원으로 23만7730원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손실률을 따져보면 13.98%다.

여기까지만 보면 실패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는 지금이라도 환매에 나서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펀드를 환매하지 않는 이상 손실은 통장에 나타나는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시작했다면 지금이 투자의 적기일 수도 있다. 펀드의 기준가격이 하락하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수의 펀드를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펀드의 기준가격이 1100원이라고 치자. 지난해 6월에는 10만원의 투자금으로 9만좌(1좌=1원)의 펀드를 구매할 수 있었다. 기준가격이 850원대로 떨어진 지금은 같은 투자금으로 11만7000좌의 펀드를 매입하는 게 가능하다.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필자가 지금이 펀드투자의 최고 타이밍이라고 조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격이 쌀 때 펀드를 많이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시장 상황이 낙관적이라는 건 아니다. ‘이러다 더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펀드투자는 한두달 안에 성과를 보는 단기전이 아니다. 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매일 자산운용시장과 금융시장의 동향을 들여다보며 수익률을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 펀드투자 는 최소한 1년, 적어도 3년은 투자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투자상품이다.

물론 ‘언제까지 참고 투자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투자자가 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펀드를 환매하면 그만이다. 여기서 명심할 것은 펀드투자는 대박을 노리는 투자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은행 금리의 2~3배 수준인 4~5%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수준인 2500포인트대로 회복해 필자가 투자한 기준가격이 1120원대로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약 13%의 수익을 볼 수 있다. 6개월 전 수준인 2100포인트대로 상승해도 6%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의 적금금리가 1%대라는 걸 생각하면 적금과 같은 방식으로 2년 안에 6%대의 수익을 보는 건 대단한 일이다.

주가 하락 기회 될 수도

비슷한 사례도 있다.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가 발생하자 코스피지수는 2012년 5월 1800포인트대로 하락한 이후 2013년 200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당시 위기를 견뎌낸 투자자는 펀드투자 로 1년 6개월 만에 10%를 웃도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잦은 매매 삼가고 두려움에 굴복 마라”는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 더스쿠프
정리=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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