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소기업 직장인

재테크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 하지만 대다수의 직장인은 예ㆍ적금 외엔 별다른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 투자자금이 없어서, 목돈을 잃을까 두려워서 등 이유도 다양하다. 중소기업 직장인 황영지(28ㆍ가명)씨도 비슷한 사례다. 하지만 여유자금을 만드는 건 사실 어렵지 않다. 자신의 소비를 살펴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고금리 대출은 가능한 한 빨리 상환하는 게 좋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 대출은 가능한 한 빨리 상환하는 게 좋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뻔한 월급봉투’를 받아드는 대다수 직장인에게 재테크는 잘 하고 싶은 능력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예금이나 적금 외에 다른 재테크 수단을 찾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다. 투자를 할 만한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데다, 정보력도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크루트알바콜이 성인남녀 844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관련 설문조사(2018년 12월)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의 49.6%가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방법으로 ‘금융상품(예ㆍ적금)’을 꼽았다. 이어 ‘부동산(건물토지경매, 20.2%)’ ‘금융상품(주식ㆍ채권ㆍ외환, 15.4%)’ ‘실소유 목적의 내집 마련(15.0%)’ ‘가상화폐(1.9%)’ 등의 순이었다. 

저금리 기조에도 재테크 방법으로 예ㆍ적금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건 ‘안정추구형’ 직장인이 많다는 방증이다. 특히 20대와 여성 직장인의 예ㆍ적금 선호도가 높았다. 예ㆍ적금 선호도는 남성 36.6%, 여성 57.5 %, 20대 66.7%, 50대 30.5% 등이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황영지(28ㆍ가명)씨도 비슷한 사례다. 직장생활 3년차인 황씨의 가장 큰 재무목표는 재테크다. 대학졸업 후 서울에 올라와 직장생활을 시작한 황씨. 당시 부모님이 마련해 주신 3000만원으로 전세 보증금을 마련했다. 3000만원은 여전히 월세 보증금으로 묶여 있는 상태다. 모아둔 저축액은 3000만원가량이다. 문제는 황씨의 상황이 제자리걸음이라는 거다.

황씨의 자산 6000만원으론 전셋집도 얻기 어려운데다, 서울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상태기 때문이다. 황씨가 재테크의 필요성을 크게 느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씨는 “200만원 안팎의 월급으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적금 외 추가 재테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Q1 지출구조

먼저 황씨의 지출 구조를 살펴봤다. 황씨의 월급은 250만원, 연간 상여금은 300만원이다. 소비성지출은 통신비 10만원, 월세ㆍ공과금 35만원, 식비 50만원, 교통ㆍ유류비 25만원, 비정기지출 16만원 등 136만원이다. 비소비성지출은 보장성보험료 25만원, 대출상환액 15만원, 주택청약종합저축 2만원 등이다. 여기에 유일한 재테크인 적금에 80만원씩 붓고 있었다. 

비소비성지출은 총 122만원으로 매달 258만원을 쓰는 셈이다. 월급보다 8만원씩 초과지출하고 있었다. 통장에 구멍이 나있었지만, 황씨의 재무목표는 뚜렷했다. 5년 내 자동차 교체비용 3000만원 마련, 10년 내 주택마련 기초비용 1억원 준비 등이었다. 황씨는 구멍난 통장을 메우고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Q2 문제점

황씨의 가계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자동차 관련 비용이었다. 취업 후 황씨는 자동차 구매를 위해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황씨가 가입한 적금의 금리(2%)보다 훨씬 높은 금리(6.4%)로 대출을 받은 탓에 매달 15만원씩 상환해야 했다.

연간 비정기지출도 186만원으로, 한달 평균 16만원을 썼다. 또 10만원에 달하는 통신비와 25만원씩 내는 보장성보험료도 효율성이 떨어졌다. 목돈 마련을 원하면서도 금리가 낮은 적금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었다.

Q3 해결점

먼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도록 했다. 휴대전화 약정기간이 끝난 데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만큼 저렴한 요금제로 바꿨다. 통신비(10만원→6만원)를 4만원 절약했다. 매달 16만원에 달하는 비정기지출은 연간 상여금(300만원)을 별도의 통장에 넣어두고, 활용하도록 했다.

남은 상여금은 추후에 목돈으로 만들어 채권투자 자원으로 쓸 계획이다. 지인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했던’ 월 25만원에 달하는 보장성보험은 필수항목만 남기고 조정(25만원→9만원)했다. 적금은 규모를 20만원(80만원→60만원) 줄이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부담 요인이었던 자동차 할부금(15만원)을 해결했다. 황씨처럼 고금리 대출은 최대한 빨리 상환하는 게 유리하다. 모아둔 자금 3000만원을 활용해 1000만원을 일시 상환하도록 했다. 이렇게 절약한 71만원 중 초과 지출하던 8만원을 제외한 63만원으로 재무설계를 다시 했다.

적금에 올인하면서도 새로운 재테크를 원하는 황씨의 성향은 ‘중립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황씨의 재무목표는 5~10년 내로,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의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다. 따라서 물가상승에 못 미치는 저금리 상품과 물가상승을 상회하는 수익형 상품을 적절히 가입해야 한다. 적금에 60만원씩 붓고 있는 만큼 투자성 상품에 고르게 가입하도록 했다. 

자동차 구입비 마련을 위해 적립식펀드(30만원)에 가입했다. 또 주택 마련 기초자금 목적으로 ETF 기초자산형 연금(30만원)에 가입했다. ETF 상품은 일반 투자 상품보다 보수적으로 투자해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 상품인 만큼 적어도 2~3년 이상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황씨는 고금리 대출 부담을 덜고, 재테크 비중을 한층 높였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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