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범죄와 미디어의 상관관계

연극 ‘킬롤로지’가 지난해에 이어 재연 무대를 선보인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연극 ‘킬롤로지’가 지난해에 이어 재연 무대를 선보인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연일 보도되는 충격적인 사건사고는 우리의 일상을 불안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갈수록 더 잔혹해지는 범행 방식과 동기, 예측할 수 없는 피의자의 신원 등이다. 연극 ‘킬롤로지(Killology)’는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잔혹한 범죄와 미디어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이야기한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에서 사용된 방법으로 살해당한 소년 ‘데이비’,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알란’, 아버지를 향한 분노로 살인을 위한 게임을 개발해 부를 축적한 게임 개발자 ‘폴’의 이야기다. 폭력의 근본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개인의 문제를 거대한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풀어낸다.

지난해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화제작이다. 초연 당시 군더더기 없는 무대 연출과 탁월한 미장센의 균형 감각을 선보였던 박선희 연출이 다시 나섰다. 김수현, 이율, 이주승 등 초연의 흥행 주역과 새롭게 합류한 윤석원, 오종혁, 은해성이 펼칠 에너지 넘치는 무대도 기대되는 요소다.

킬롤로지는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세 인물이 각자의 독백을 통해 사건과 감정을 쏟아내는 1인극 같은 3인극이다. 상징적인 무대와 강렬한 조명, 음악이 만들어낸 미장센은 보이지 않는 상황을 상상하게 만든다. 여기에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와 캐릭터들의 관계,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는 이야기 방식은 또다른 흥미를 선사한다. 

아들이 살해된 후 복수를 결심한 알란 역에는 초연 당시 흥행을 이끈 김수현과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는 윤석원이 캐스팅됐다. 아버지를 향한 분노로 살인 게임을 개발한 폴 역은 소년과 남성적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하는 오종혁이 맡았다.

또 초연 당시 완벽하게 본인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이율이 앙코르 공연에도 합류한다. 살해당한 희생자 ‘데이비’ 역에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활약 중인 이주승과 개성 있는 연기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신예 배우 은해성이 캐스팅됐다. 11월 17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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