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 ❶ 30대

대한민국 30대는 1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30대는 1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사진=연합뉴스]

10년 전, 한국경제 중간 허리를 맡았던 30대는 이제 변했다. ‘N포세대’라며 이것저것 포기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던 10년 전과 비교해 취업자 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언뜻 경제정책 실패의 결과물로 보이지만 인구구조의 변화도 따져봐야 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30대의 변화를 분석했다. 

2009년 한국경제는 벼랑에 몰려 있었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 탓이었다. 당시 경제성장률은 0.8%. 하지만 한국경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듬해 6.8%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반전했다. 민간경제가 활력을 잃지 않은 덕이 컸다. 

중심은 30대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당시 전체 가구 중 39세 이하가 가구주인 가구(이하 ‘30대 가구’) 비중은 27.9%였다. 10명의 가장 중 2.8명은 30대였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굳건히 견뎠던 30대는 10년이 지나 이제 40대가 됐다. 그렇다면 2019년 현재의 30대는 어떨까.

아쉽게도 그들은 스스로 ‘N포세대’라 꼬집는다. 이유가 있다. 올 2분기 30대 가구주의 비중은 15.3%로 2009년 대비 12.6%포인트 내려앉았다. 30대 중 가구주가 된 이가 뚜렷하게 줄었다는 얘기다. 30대 가구주의 구성원도 줄었다. 올 2분기 기준 30대 가구주의 가구원 수는 3.31명으로 10년 전 대비 0.16명이 줄었다.  30대가 스스로를 결혼ㆍ출산 등을 포기한 N포세대의 전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취업’도 이들의 포기 요소 중 하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거셌던 10년 전과 비교해도 고용시장이 어둡기 때문이다. 2019년 2분기 30대 취업자 수는 555만1000명으로 2009년 2분기(516만9000명)보다 38만2000명이나 줄었다. 세대별로 따져 봐도 30대의 감소폭이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30대 고용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하는 동안, 정부는 대체 뭘 했냐는 거다. 30대의 고용부진은 경제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를 온전히 ‘정부 정책 실패’로 떠넘기기엔 무리가 있다. 30대 고용부진은 현실이지만, 취업자 수 감소의 원인엔 ‘인구구조 변화’도 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30대의 인구 증감은 가팔랐다. 2009년 829만3000명에서 올해 729만2000명으로 100만명 줄었다. 이를 감안하고 10년 전 고용지표와 현재를 다시 비교해보면 결과가 달라진다. 경제활동참가율은 4.7%포인트 높아졌고, 고용률 역시 2009년 71.5%에서 올해 76.1%로 개선됐다.

이는 인구감소로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규모(인구효과)보다 취업자 수가 더 늘어났다는 얘기다. 경기 상황, 정책 등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인구 감소가 고용시장 변화의 본질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한 일자리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