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❷ 40대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40대 허리층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40대 허리층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허리 40대를 둘러싼 통계는 지난 10년간 크게 변했다. 올 2분기 40대 고용률은 10년 전보다 개선됐지만 생산가능인구,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쪼그라들었다. 한쪽에선 고용률을 보고, 다른 한쪽에선 생산가능인구 등을 근거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심각한 시그널이다. 고령화의 단면이 40대부터 나타났다고 봐도 무방해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논쟁만 거듭해도 괜찮을 때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40대의 통계적 현주소를 취재했다. 

40대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축으로 불렸던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경제활동인구가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40대의 경제활동은 왕성했고, 소득과 지출은 많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새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가계동향조사’ 보고서를 통해 2019년 2분기와 2009년 2분기를 비교해보자. 

표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점이 많다. 10년 전과 비교해 고용상황이 개선됐다. 40대의 고용률은 78.1%에서 78.4%로 0.3%포인트 올랐고, 실업률은 2.6%에서 2.4%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그런데 속을 뜯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2009년 40대 생산가능인구(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는 852만4000명이었지만 2019년엔 830만5000명으로 21만9000명 줄었다. 취업자 수도 665만7000명에서 651만1000명으로 14만6000명이 감소했다.


일을 하고 있고,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40대가 줄었다는 얘기다. 당연히 한국 경제에서 40대가 차지하고 있던 비중도 축소됐다. 취업자 비중은 27.8%에서 23.9%로 3.9%포인트, 생산가능인구는 21.2%에서 18.7%로 2.5%포인트 줄었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40대 가구주(가계의 생계를 책임지는 실질적 대표)를 둔 가구의 달라진 상황에서 더욱 극적으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전체 가구 중 40대가 가구주인 곳의 비중이 2009년 33.0%에서 28.3%로 크게 하락했다. 50대ㆍ60대가 가구주인 가구(이하 ‘00대 가구’로 통일)의 비중이 각각 4.9%포인트(20.7%→ 25.6%), 12.5%포인트(18.4%→30.9%)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사회에선 이제 60대 가구가 가장 많다. 추세대로라면 50대 가구도 40대 가구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 10년간 30대에서 40대로 넘어온 인구보다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간 인구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고령화의 단면이 40대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 경제를 흔드는 뇌관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점만 부각하며 낙관하고, 또다른 일부에선 고용효과와 일자리의 질質을 문제 삼아 비판한다. 두 주장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진영 논리에 휩싸여 갑론을박만 거듭한다면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한국 경제의 구조는 이미 변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보는 눈도, 한국 경제를 다루는 정책도 바뀌어야 할 때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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