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❸ 50대

한국 경제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10년 새 크게 늘었다. [사진=뉴시스]
한국 경제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10년 새 크게 늘었다. [사진=뉴시스]

50대는 은퇴와 노후를 준비하는 세대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 한국 경제의 중심에 50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든 연령대의 각종 고용지표가 고꾸라진 사이 50대만 소득이 증가하고, 고용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40대의 빈자리를 50대가 채우게 된 셈이다. 문제는 50대의 등장이 그리 좋은 시그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50대의 변화를 취재했다. 

한국 경제의 허리가 40대에서 50대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 은퇴준비를 하던 50대가 이젠 경제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세대가 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구 · 소득 · 고용면에서 50대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지난 10년 새(2009년 2분기~2019년 2분기) 눈에 띄게 커졌다. 50대 관련 여러 지표도 개선됐다. 


무엇보다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9년 447만5000명에서 648만1000명으로 44.8%나 늘었다. 같은 기간 40대 취업자 수가 2.2%(665만7000명→651만1000명), 30대 취업자 수가 6.4%(593만3000명→555만1000명)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득 면에서도 50대가 40대를 추월했다. 올 2분기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이하 ‘50대 가구’로 통일)의 평균 소득은 551만4300원으로 40대 가구(531만1900원)보다 많았다. 40대 가구 소득(365만9318원)이 50대 가구(359만3385원)보다 많았던 10년 전 통계와 다르다. 가처분소득 역시 50대(417만9419원)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50대 가구의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가구 중 50대 가구 비중은 2009년 20.7%에서 올해 25.6%로 4.9%포인트 증가했다. 머지않아 쪼그라들고 있는 40대 가구(28.3%) 비중도 따라잡을 전망이다.

50대 관련 지표가 좋아진 건 인구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공산이 크다. 인구층이 두텁고, 그동안 활발히 경제활동을 해온 40대가 50대에 접어든 효과라는 거다. 실제로 50대 생산가능인구는 지난 10년간 222만2000명(632만1000명→854만3000명) 증가했다. 50대 경제활동인구도 같은 기간 205만5000명(460만1000명→665만6000명) 불어났다. 결국 취업자 수도 같은 비율로 증가한 셈이다. 

그런데 50대가 한국 경제를 떠받치게 된 건 좋은 시그널이 아닐 수도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의 여파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서다. 화려한 통계와 달리 50대가 처한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소득은 다른 세대보다 많지만 그만큼 챙겨야 할 부양가족도 많기 때문이다.

‘낀 세대’ 혹은 ‘막처세대’라 불리는 50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기댈 수 없는 첫 세대로 꼽힌다. 이중부양에 허덕이는 50대가 숱하지만 이들에게 60세 정년을 보장해주는 직장은 많지 않다.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거나 자영업 시장에 내몰리는 탓에 50대 가구 중엔 취약계층인 근로자외 가구도 많다. 50대 가구 중 근로자외 가구 비중은 23.3%로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 점포주 중 50대 비중이 36.7%(2018년 · 중소벤처기업부)로 40대(22.0%), 60대(30.9%) 대비 가장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