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 출렁이는 이유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6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반등했다. 이는 정유제품 가격의 기준점이 올라갔다는 뜻으로, 정유업체에 호재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로 10월 이후 경유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정유업계에 도움을 주는 돌발변수까지 터졌다.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일시적으로 줄어 국제유가까지 단기급등한 것이다. 정유업계의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날 가능성까지 높아진 셈이다. 최근 정유주株가 출렁이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정유주가 출렁이는 이유를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껑충 뛰었다. 17일 기준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배럴당 62.32달러와 59.34달러를 기록했다. 4일 전(13일) 대비 각각 3.74달러, 4.49달러 상승했다. 퍼센트로 환산해보면, 6.38%, 8.18% 올랐다.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생산ㆍ탈황 시설이 드론의 공격을 받아서다. 공격 받은 지역엔 화재가 발생해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 해당 시설의 일간 산유량은 사우디 전체의 절반(약 570만 배럴)에 해당하고, 세계 산유량의 5%에 이른다. 갑작스러운 공급 감소 이슈가 발생해 국제유가가 급증한 거다. 

이런 상승세는 순수 원유수입국인 한국으로선 반길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은 사우디 수입 의존도가 크다. 하지만 정유업계 입장에서 보면 나쁜 일만은 아니다. 단기 유가 급등 이슈는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을 늘려줄 수 있어서다. 조금 더 싼값에 수입해온 기존 석유의 가치가 덩달아 상승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정유주株가 깜짝 반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일 기준 에쓰오일의 주가는 10만1000원으로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 이슈가 있기 전인 11일보다 1300원(1.30%) 올랐고,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3000원(1.78%) 상승했다. 한국석유는 2만3500원이 오른 13만3000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국제유가 상승 외에도 정유업계의 호재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먼저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정유제품 가격 기준점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6월 평균 배럴당 6.1달러에서 7월 5.9달러, 8월 4.6달러로 계속 떨어졌다. 하지만 9월 첫째주 5.4달러를 기록, 반등흐름에 올라탔다. 증권업계에선 9월 평균 복합정제마진이 7%대까지 오를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하나의 호재는 ‘IMO 효과’다. 2020년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는 황산화물 배출을 규제하는데, 이에 따라 10월 이후 경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서다. 게다가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기보수 계획도 9~10월에 집중돼 있다. 수요는 늘고, 경쟁은 줄어드는데, 제품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이다. 

 

관건은 현재 정유주 주가가 어디까지 상승하느냐다.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컨대 IMO 효과의 경우 지금까지는 ‘기대감’에 주가가 움직였다”면서 “10월부터는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아직 좀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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