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희의 性칼럼

프랑스의 궁정宮廷연애는 부인에게 재산의 소유가 인정된 데서 발생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지극히 세밀하게 결혼조건을 열거한 결혼계약이 있어서 남편은 결혼식에서 신부로부터 받은 지참금 또는 재산을 함부로 처리하지 못했다.

프랑스의 소설을 보면 미혼남녀의 연애를 그린 소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유부녀와 젊은 총각의 금지된 러브스토리로 꾸며져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랑 이야기가 프랑스 궁전宮殿의 전통적 애정 풍속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혼외정사의 이야기는 루이 14세의 회심의 대작인, 은밀한 사랑을 즐길 수 있다는 벨사이유 궁전의 내부 설계를 보면 대충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건축물의 구조는 우리 한글의 자음 ㄷ자 모습이 특징인데, 본시 왕의 명령에 따라 한쪽 동棟은 왕비전용 건물이고 반대쪽 것은 왕의 전용 주거공간으로 지어졌다.
양측 윙(wing)의 전용공간을 빼고 남은 정중앙의 동棟은 파티를 여는 무도장 홀과 식당으로 꾸며져 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수를 마친 루이 14세와 왕비는 식당으로 내려와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것이 일과라고 들었다. 그런데 왕비의 동棟이나 왕의 동棟이 모두 외부로부터 잡인雜人 출입이 가능하도록 비밀 입구를 비치하고 그 곳은 두 사람의 신임을 받는 측근에 의해서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받게 돼있다.

처음부터 자신의 남편과 아내 몰래 애인이나 정부와의 뜨거운 육체적 접촉을 할 수 있도록 설정해 놓은 비밀 통로인 것이다. 이 통로는 남이 모르게 궁전을 벗어나는데도 편리하게 이용한다. 프랑스 궁전은 천재적 건축가가 이런 야릇한 간음의 맛을 아무런 제재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머리를 굴린 건축물이다. 이 건축물의 천장과 마루, 벽면 등의 장식에서 건축가의 번득이는 특별한 재주를 느낄 수 있다.

왕과 왕비의 동棟이 따로 분리돼 있음으로 해서 직접 왕이 왕비의 침실로 달려 간다든지, 반대로 왕비가 왕이 애인과 밀애 중인 방으로 직접 달려가지 못하도록 복잡하게 설계했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의 찬사가 높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평생 동안 한 상대하고만 정교해야 하는 평민들의 민밋한 성생활에서 벗어나도록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장치해 놓은 건축가의 범상을 뛰어넘는 설계능력이다. 이 신묘한 설계에 탄복한 일본의 궁전 전문 설계사가 사전에 베르사유 궁전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금의 아카사카赤坂궁전을 설계하고 직접 지었다고 한다.

이런 건축방식을 보면 엄청난 수의 후궁들을 거느리고 삶의 시큼한 취미酸味를 즐겼던 오스만 제국의 할렘을 먼저 머리에 떠올릴 것이다. 출입구는 한 곳 뿐이고, 여성의 객실이 40개 정도나 되는 엄청난 할렘이다.

술탄(이슬람敎國의 군주) 이외는 남성이 머물 장소는, 애초부터 설계 구상에서 배제됐다.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은 거의 모두 흑인을 중심으로 하는 환관들 뿐이었다. 욕탕은 물론 남녀 공용으로 사용하게 돼있다. 술탄만큼은 별도로 독탕이 마련돼 있으나 나머지 사람들은 누구나 공동욕탕을 사용한다. 저녁 때까지 입욕하고, 사탕과자, 레모네이드로 목젖을 적시면서 술탄의 접근에 대기한다.

그런 긴장된 순간에도 어떤 궁녀가 술탄과의 사이에서 수태했다고 하면, 하찮은 일로도 수태한 여인과 몸싸움을 벌인다. 미끄러운 욕탕에서 수태한 여인을 넘어트리면 여인의 자궁 속 태아가 사산될 것을 바라는 계획적인 육탄전이다.

그런데 프랑스의 궁정宮廷연애가 유부녀와 젊은 남자였다고 하는 것은 부인에게 재산의 소유가 인정된 데서 발생한 것으로 학자들은 해석한다. 당시의 유럽에서는 지극히 세밀하게 결혼조건을 열거한 결혼계약이 있어서 남편은 결혼식에서 신부로부터 받은 지참금 또는 재산을 함부로 처리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재산의 배분에 있어서 자기의 자식들에게 누구누구는 얼마라는 식으로 아내가 결정하도록 돼있다. 그렇게 해두면 궁에서 추방되더라도 자립된 생활을 누리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곽대희 곽대희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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