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 딜레마

이디야커피가 지난 8월 전남 여수에 첫 DT 매장을 열었다.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커피가 지난 8월 전남 여수에 첫 DT 매장을 열었다. [사진=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커피가 지난 8월 21일 전라남도 여수에 ‘여수한재DT점’을 열었다. 이디야커피 매장 중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이다. 여수한재DT점은 주거 지역(여서동·국동 등)과 관광지인 돌산도 사이에 있다. 차로 15분 거리 내에는 ‘이순신 광장’ ‘돌산 공원’ 등 관광 명소가 있다. 인근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발길을 잡기 좋은 위치다. 이곳이 첫 DT 매장이 될 수 있었던 건 거대한 매장 규모 덕분이다.

이 지점은 연면적 239.6㎡(약 73평) 규모의 2층짜리 매장으로,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주로 중소형(66~99㎡·약 20~30평) 규모인 다른 지점에 비하면 훨씬 크다. 도심 속 매장과 달리 주자창과 DT 공간을 확보할 만큼 공간이 충분했단 얘기다.

이디야커피가 창립 18년 만에 DT를 도입한 이유는 간단하다.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재고하기 위해서다. 이디야커피 측은 “특수상권(역내 매장 등)이나 전략매장(DT)을 확대할 것”이라며 “다른 지역에도 DT 매장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디야커피가 DT 매장을 전략적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디야의 콘셉트와 충돌하는 면이 많아서다. 무엇보다 이디야 성장전략의 초점은 ‘작은 매장’이다. 이 브랜드가 골목상권에 많은 것도, 스타벅스보다 많은 매장을 자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이디야의 장점이자 약점이다. 골목상권이 중심이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디야의 다음 DT 매장 역시 지역 관광지 위주에 들어설 공산이 크다. DT 매장이 전략적 수익원이 아닌 ‘마케팅’에 그칠 수 있다는 거다. 

이디야의 매장 중 99%가 가맹점이라는 점도 DT 매장의 확대를 막아서는 변수다. 가맹점주가 드라이브 스루가 가능한 부지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점주가 건물주인 여수한재DT점 같은 사례를 일반화하긴 어렵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가맹 등 여러 제약이 있어 다음 지역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점주 니즈, 지역 조건 등을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성장전략과 이리저리 충돌하는 이디아커피의 변신, 성공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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