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 투자피해자 vs 공룡로펌, 달걀로 바위 깰 수 있을까
DLS 투자피해자 vs 공룡로펌, 달걀로 바위 깰 수 있을까
  • 강서구 기자
  • 호수 358
  • 승인 2019.09.27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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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소송전 진행된다면…

DLS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은행의 불완전판매로 입은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김앤장, 율촌 등 초대형 로펌을 앞세운 은행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생상품으로 아픔을 겪은 키코공동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이 형사소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DLS 사태의 또 다른 국면을 취재했다. 

26일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금리 파생결합펀드(DLF)에서 100% 원금손실이 발생했다.[사진=뉴시스]
26일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금리 파생결합펀드(DLF)에서 100% 원금손실이 발생했다.[사진=뉴시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규모 손실 우려가 예상됐던 ‘DLS(파생결합증권) 사태’에서 첫 100% 원금손실이 확정됐다. 대상 상품은 9월 26일 만기를 맞은 ‘KB독일금리연계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제7호(DLS-파생형)’로 손실률은 98.1%에 이른다. 원금 1.9%가 남았지만 이는 쿠폰금리 1.4%와 수수료 정산액(0.3%)을 합친 것이다. 원금을 사실상 모두 날린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이 5월 17부터 23일까지 판매했다.

‘DLS 사태’의 손실이 확정되면서 피해자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피해자의 선택지는 크게 두개다. 첫째 선택지는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이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서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면 40% 정도의 배상을 받을 수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불완전판매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70%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분쟁조정 기간이 짧아 소송보다 빨리 배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은행 측의 수용 여부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23일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높은 배상 비율이 측정됐을 때 조정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은행이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거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둘째 선택지는 소송이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금융정의연대·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단체는 민사가 아닌 형사소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사에선 승소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민사소송의 경우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데, 소송에 유리한 증거를 모은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은행이 선택한 법무법인이 김앤장·율촌 등 내로라하는 대형로펌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민단체가 형사소송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득의 대표는 “DLS 상품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판매 과정에서 사기성을 입증할 수 있으면 투자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형사소송 과정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등의 절차를 밟으면 은행의 사기성을 입증할 자료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 키코(KIKO) 사태를 겪은 키코 공대위도 형사고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붕구 키코 공대위 위원장은 “은행의 사기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은행 내부에 있다”며 “이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사소송은 검찰에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은행을 압박한다는 목적에서도 형사소송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수그러들기 전에 형사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민사소송이 진행되면 이슈가 쉽게 잊힐 수 있다는 것이다.

김득의 대표는 이렇게 꼬집었다. “논란이 처음 발생했을 때는 사회적 관심이 높지만 조금만 지나면 뒷전으로 밀려난다. 2011년 2000억원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LIG그룹 CP 사건, 2013년 대한민국을 흔든 동양그룹 사태를 향한 관심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사회적 관심에서 DLS 사태가 멀어지는 건 시중은행들이 바라는 점 아니겠는가.”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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