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노사갈등, 지긋지긋한 ‘고질병’
[김필수의 Clean Car Talk] 노사갈등, 지긋지긋한 ‘고질병’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56
  • 승인 2019.09.27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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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와 노사갈등

국내 완성차업계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실적이 살아나고 있는 반면, 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는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에 놓여있다. 회사 내부에 자리 잡은 고질병이 숱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노사 갈등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노사문제가 일단락된 반면, 한국GMㆍ르노삼성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사진=뉴시스]
최근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사진=뉴시스]

위기에 놓였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부활했다는 신호탄일까. 국내 대표 완성차기업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이 되살아나고 있다. 두 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80%를 넘어섰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베뉴, 기아차의 K7, 모하비 등 최근 가성비 훌륭한 신차들을 투입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결과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코나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도 80%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여기에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차종을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6종으로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세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기아차가 생산 계획을 밝힌 프리미엄급 카니발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다양한 가성비로 구성된 제품군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대차ㆍ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신차를 투입해 치열하게 점유율 싸움을 하는 게 바람직한 그림이지만, 되레 2강 3약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실적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일부 기업은 수입차보다 점유율이 떨어질 정도다.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3사 모두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어서다. 먼저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이후 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에도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최근엔 노조마저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임금 인상 등 노조의 요구를 회사에서 받아주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한국GM을 바라보는 본사의 시각이 곱지 않다는 점이다.

파업 이후 본사가 배정하는 생산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국GM의 창원ㆍ부평공장도 생산성 악화와 판매율 하락, 구조조정 수순을 밟은 군산공장의 뒤를 이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르노삼성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난해부터 1년여간 부분 파업을 벌이면서 생산성이 악화된 데 이어, 닛산 로그를 비롯한 신규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노조가 파업을 멈췄지만 이전의 판매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공산이 큰 이유다.

베스트셀러 차종이 없다는 점도 르노삼성의 약점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확대하고, 상용차 모델 마스터를 들여왔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시장에서 경쟁이 되려면 세단을 중심으로 그 뒤를 SUV가 받쳐주고, 가성비 좋은 신차가 투입돼야 하지만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 최근 임직원을 축소하는 등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음에도 르노삼성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쌍용차는 노사 갈등이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시장 경쟁력이 문제다. 3사 가운데 차종이 가장 적고 그마저도 SUV에 치중돼 있다. 이는 상당한 리스크다. SUV는 디젤엔진을 주로 사용하는 만큼 쌍용차의 경쟁력도 디젤엔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디젤엔진은 환경 문제 탓에 성장 가능성에 한계가 분명하다. 향후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도가 도입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은 쌍용차일 공산이 크다.

더구나 코란도를 비롯해 기대를 걸었던 신차들마저도 판매실적이 부진하다. 최근 쌍용차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임원수를 대폭 줄인 이유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회사가 어려울수록 임직원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야 회복할 수 있다. 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도 안정된 노사 관계를 만들도록 분발해야 한다. 이는 3사가 경쟁력을 되찾고 정상화하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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