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중국 시장 다시 열릴까

중국 정부는 이번에도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친환경차를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뺐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은 동요하지 않는다. 2020년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계산에서다. 과연 그럴까. 내년이면 한국산 2차전지가 중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국산 배터리 앞 난제를 취재했다. 

중국산 배터리업계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사진=연합뉴스]
중국산 배터리업계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사진=연합뉴스]

한국산 배터리가 이번에도 중국에서 ‘패싱’됐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19년 8차 신에너지 자동차 추천 목록’에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는 없었다. 한국산 배터리를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뺐다는 건데, 국내 업체들은 별로 동요하지 않는다. 차별이 한두 해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0년이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정책이 중단된다는 점도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할 만하다. 2020년부터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들에 기회가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뭔가 찜찜하다. 


몇가지 상황을 살펴보자. 중국 시장은 규모 면에서 배터리 전쟁의 최대 격전지다. 하지만 지난 7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7% 줄었다. 8월엔 16%로 감소폭이 더 커졌다. 미중 무역전쟁, 순차적인 보조금 감축정책이 시장을 위축시켰다는 거다.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로선 좋을 게 없다. 

둘째, 중국의 잠재력을 무시하기 힘들다. 한국과 일본이 ‘삼원계 배터리(니켈ㆍ망간ㆍ코발트를 양극재로 사용)’에 집중할 때 중국은 ‘리튬인산철 배터리(철을 양극재로 사용)’를 개발했다. 대신 삼원계 배터리 기술은 공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보완해 나갔다.

 

결국 중국으로선 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과 삼원계 배터리 기술이라는 두 토끼를 거머쥔 셈이 됐다. 최근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자, 중국 BYD의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수입된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안전성만큼은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셋째,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한 중국 CATL의 기술력은 주목할 만하다. 배터리 수입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선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굉장히 낮은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면서 “업계에선 ‘CATL 제품이 LG화학보다는 못해도 삼성SDI보다는 낫다’는 평가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는 꽤 많이 쓰이는데, 가격 때문만은 아니란 얘기다.

어떤가. 내년부터 국내 배터리 업계가 꽃길만 걸을 것 같은가. 지금은 쪼그라든 중국 시장에서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중국 업체들을 상대해야 할 상황일지 모른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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