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앤제리스 성공할까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는 지속가능성을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는 지속가능성을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유니레버코리아가 지난 9월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Jerry’s)’를 국내에 론칭했다. 이미 SNS에서 유명해진 벤앤제리스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하겐다즈(미국)’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파인트(하겐다즈 473mLㆍ벤앤제리스458mL) 사이즈 기준 1만1600원(이하 10월 1일 GS25 판매가 기준)으로, 하겐다즈(1만1300원) 대비 300원 비싸다. 벤앤제리스 측은 프리미엄 전략만을 내세우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주요 재료(커피ㆍ바나나ㆍ코코아 등)를 공정무역제품으로 조달하고,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다 보니 제조단가와 판매가격이 높아졌다는 거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이나 윤리 등 가치 있는 제품에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선 가치소비 트렌드가 퍼지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2019년ㆍ15~34세 1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50.1%(이하 복수응답)가 “소신이나 가치관과 맞다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소비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소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품ㆍ서비스 구입 및 사용’을 활용한다는 응답자는 35.3%에 달했다.

동물복지 제품시장이 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참고 :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복지 기준에 따른 인도적 사육 농장에 동물복지 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롯데마트에서는 동물복지 인증 달걀 매출 비중이 2013년에 5.0%에서 올해 상반기 11.5%로 껑충 뛰었다. 

식품업체 풀무원의 동물복지 인증 달걀 매출 비중 역시 지난해 23%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가치소비가 소비 전반에 확산하기까진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다. 

국내 시장에 론칭된 공정무역제품의 성장세가 더딘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2017년 국내 시장에서 팔린 공정무역제품은 3048만 유로(약 401억원)가량으로, 독일 13억2934만 유로(약 1조7481억원), 스웨덴 3억9438만 유로(약 5186억원) 등에 훨씬 못 미쳤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을 띠면서 가치소비를 여유있게 할 만한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공정무역을 기치로 내건 비싼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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