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막 설비생산업체 명성티엔에스

명성티엔에스는 2차전지에 필수적인 분리막 제조 설비를 만드는 업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성티엔에스는 2차전지에 필수적인 분리막 제조 설비를 만드는 업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르웨이에서는 2025년부터 가솔린 차량을 볼 수 없다. 중국도 전기차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런 트렌드와 함께 웃는 분야가 있다. 2차전지다. 분리막 제조설비를 생산하는 명성티엔에스가 투자업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이 회사는 분리막 제조설비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월등하다. 

시대가 변하면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사업으로 손을 뻗는다. 이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회사가 축배를 들거나 고배를 마신다. 명성티엔에스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성공일로를 걷고 있는 기업 중 한곳이다. 2001년 섬유제조 설비업체로 시작한 명성티엔에스는 설립 5년 만인 2006년 디스플레이 설비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팔색조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0년에는 분리막 제조설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회사는 연구개발(R&D)을 포기하지 않았고, 2015년 분리막 생산라인 전체를 공급하는 기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국내 최초였다.

현재 명성티엔에스는 2차전지에 들어가는 분리막 제조설비(건조기·연신설비·코팅기·추출기)와 디스플레이 편광필름 제조설비(연신설비·오토크레이브)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 참고 : 명성티엔에스의 성장을 견인해온 ‘분리막’은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소재다. 양극과 음극이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얇은 필름 형태의 ‘분리막’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양극과 음극물질이 뒤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극이 다른 물질이 뒤섞이면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

명성티엔에스가 기대를 받는 이유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2차전지 시장의 전망이 밝다. 2차전지 수요를 걱정할 일이 당분간 없을 정도다.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차, 특히 전기차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2018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9500만대 수준이었는데, 이 중 전기차는 200만여대였다. 비중은 아직 낮지만 세계적으로 친환경차를 늘리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할 만하다.

경쟁력 또한 월등하다. 그중 하나가 속도다.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설비업체는 분리막 생산설비를 만드는 데 1년 6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명성티엔에스는 8개월~1년이면 완료한다. 납기 대응력이 그만큼 좋다는 건데, 이는 시장점유율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시장의 절대 강자는 일본으로, 세계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끊임없이 확대

가격경쟁력도 좋다. 명성티엔에스는 분리막으로 사용할 고분자화합물을 잡아당겨 필름으로 만드는 장비(클립)의 가격을 자체 R&D를 통해 개당 4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일본산 클립(개당 100만원)보다 60만원가량 싸다. R&D 성과도 탁월하다. 2013년 R&D 연구소를 설립한 명성티엔에스는 세계 최초로 열 안정성이 높은 폴리이미드(PI) 분리막 추출기를 생산했다.


견고함이 필요한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해외실적도 나름 양호하다. 이 회사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6%에 이른다. 주요 매출처인 일본과 중국에는 2016년 현지법인을 설립해 해외경영의 발판을 다져놨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사건으로 인한 반사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국내 분리막 생산업체가 주로 일본산 클립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명성티엔에스 측은 더 싸고 견고한 클립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수주 산업인 탓에 매출의 변동성이 큰 것은 이 회사의 최대 불안 요인이다. 명성티엔에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397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이상 연결기준)을 기록했다.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의 확장성과 업체의 성장성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2만원으로 제시한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과장 | 더스쿠프
정리=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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