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희 개인전: 연속성의 마무리] 평면 해체
[신성희 개인전: 연속성의 마무리] 평면 해체
  • 이지은 기자
  • 호수 358
  • 승인 2019.10.10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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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주(Nouage)의 미학
❶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2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62x115㎝, 갤러리현대 제공 ❷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3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83x259㎝, 갤러리현대 제공
❶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2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62x115㎝, 갤러리현대 제공 ❷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3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83x259㎝, 갤러리현대 제공

“묶인다는 것은 결합이다. 너와 나, 물질과 정신, 긍정과 부정, 변증의 대립을 통합하는 시각적 언어다(신성희).” ‘누아주(Nouage·엮음)’의 작가 신성희는 채색한 캔버스 천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띠로 만들어 서로 잇대고 박음질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일련의 작품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을 해체하며 다차원적 공간을 창조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색띠를 엮어 화면에 그물망을 구축한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은 그의 이러한 예술적 철학을 오롯이 담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신성희의 작고 10주기를 기념해 ‘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만을 모아 조명하는 첫 전시로, 총 33점이 소개된다.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신성희의 작품은 시대별로 결을 달리한다. 1970년대 초반 시작한 일명 ‘마대 위의 마대’ 연작에서 그는 캔버스 대신 마대 위에 씨실과 날실, 그 음영 등을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다. 1980년대 전개한 ‘콜라주 회화’는 다양하게 색칠한 종이(판지)를 찢고 접어 무작위로 잇대고 붙여 한 화면으로 만드는 연작이다.

1990년대 초 다시 캔버스로 돌아간 그는 캔버스 접기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무엇을 그리는가’보다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시도한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누아주’ 연작으로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유희성과 우연성이 가미된 1980년대 콜라주 회화 작업과 달리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은 맞춤옷을 재단하듯 캔버스 뒷면을 기준으로 띠의 길이와 배치, 구조와 밀도 등을 완벽히 계산해 완성했다.

 

❸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4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62x130㎝, 갤러리현대 제공 ❹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뒷면), 1994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62x130㎝, 갤러리현대 제공 ❺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3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73x60.5㎝, 갤러리현대 제공
❸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4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62x130㎝, 갤러리현대 제공 ❹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뒷면), 1994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162x130㎝, 갤러리현대 제공 ❺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3년,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 물감, 73x60.5㎝, 갤러리현대 제공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은 천에 유채와 아크릴 물감으로 색점을 찍고 얼룩을 뿌리는 추상적인 ‘그림 그리기’ 과정에서 출발한다. 추상회화처럼 보이는 캔버스 천을 잘라 해체하고 다양한 길이의 띠 형태로 접는다. 그리고 띠의 가장자리 끝을 뜯어내 캔버스 질감이 살아나도록 한다. 이렇게 만든 띠를 서로 마주 보게 한 다음 재봉틀로 박음질해 조합하고 연속해서 캔버스에 이어 붙여 마무리한다.

신성희는 평면이라는 회화의 절대성에 일대 개혁을 시도했다. 이번 전시는 “누워있는 것은 죽은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가로와 세로로만 작업하는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의 제약에서 벗어나 누아주라는 구축적 회화로의 변화를 찾게 되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10월 31일까지 현대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지은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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