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 택배사업 재진출

컬리가 신선식품 중심의 제3자물류대행 서비스에 나선다. [사진=컬리 제공]
컬리가 신선식품 중심의 제3자물류대행 서비스에 나선다. [사진=컬리 제공]

새벽배송 유행을 불러온 컬리가 택배사업에 나선다. 신선식품 물류를 받아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신선식품 배송시장엔 쟁쟁한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새벽배송 강자였던 컬리가 택배시장에서도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택배사업에 재진출한 컬리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프리미엄 온라인 푸드마켓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택배사업에 나선다. 지난 9월 26일 국토교통부의 관호(제19594호)에 신규 선정된 택배 운송사업자 명단 18곳이 게재됐는데, 이 가운데 컬리의 물류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이 이름을 올렸다. 프레시솔루션은 신선식품 중심의 제3자물류대행(3rd Party Logistics·3PL)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신선식품 배송은 컬리의 강점이자 상징이다. 전날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제품을 배송해주는 샛별배송으로 새벽배송 바람을 일으켰다. 대형 유통업체를 제치고 컬리라는 스타트업의 이름을 알린 공신이기도 하다. 

샛별배송 뒤에는 컬리의 물류 노하우가 녹아들어 있다. 컬리는 온라인 업계 최초로 식품 전용 냉장·냉동창고를 구축했다. 품목별로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풀콜드 체인 시스템도 갖췄다. 이는 신선식품이 포장부터 집 앞에 도착할 때까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신선도 관리 시스템이다. 이런 물류 노하우를 기반으로 자체 물류뿐만 아니라 외주 물류까지 맡은 셈이다. 

사실 컬리의 택배사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새벽배송 중심의 물류 비즈니스 플랫폼 ‘컬리프레시솔루션’을 론칭했지만 1년여 만에 사실상 중단했다. 컬리 측은 “지난해 사업이 커지면서 자체 물류량을 소화하기에도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서비스는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컬리가 택배사업에 다시 뛰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갈수록 커지는 영업손실을 택배사업을 통해 줄이겠다는 것이다. 컬리는 사업이 확대되면서 매출액이 늘었지만(2017년 466억원→2018년 1571억원) 적자폭도 커진 상태다(2017년 영업손실 124억원→2018년 337억원). 


택배사업은 효율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다. 컬리 측은 “지역 한곳을 갈 때 냉동 탑차에 물류를 최대한 많이 싣기 위해 외주를 받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차량 운행의 효율성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컬리는 현재 냉동탑차 700대(자체 보유 100대, 계약 차량 600대)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택배서비스가 컬리의 실적을 개선해 줄 수 있느냐는 거다. 무엇보다 시장에 경쟁자가 수두룩하다. 당장 컬리에서 샛별배송을 담당했던 이성일 대표가 세운 물류플랫폼 스타트업 ‘팀프레시’와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팀프레시는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40여개 브랜드의 새벽배송을 맡고,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택배 업체들도 콜드 체인이나 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춘 곳이 늘어났다”며 “택배업계도 출혈경쟁을 빚을 정도로 치열한데 컬리가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컬리 측은 “신선식품 배송 시장이 크는 만큼 중소 식품업체, 제조업체 등의 수요가 많다”며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어 경쟁업체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하지만 이 호언이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새벽배송 열풍을 일으킨 컬리, 택배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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