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다룬 작품들

오페라 ‘피렌체의 비극’과 ‘아내들의 반란’은 도발적인 아내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사진=wearepublic.nl]

이번에 소개할 오페라는 도발적인 아내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다. 피렌체의 비극은 부부의 사랑이 아닌 불륜에 관한 이야기다. 두번째 작품인 아내들의 반란은 고대 그리스의 코미디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의 희곡을 원작으로 슈베르트가 작곡한 오페라다. 전쟁터로 떠난 남편을 기다린 ‘페넬로페’의 전설에 과감히 반기를 든 내용으로 현대적인 여인상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이 1861년에 초연됐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소재였다는 걸 알 수 있다. 두 작품은 공연시간이 1시간 남짓한 소극장용 오페라다.

♬ 피렌체의 비극 = 16세기 이탈리아. 행상을 떠났던 시모네가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집에 들어선 순간 아내 비앙카와 피렌체의 왕자 귀도의 밀회 장면을 목격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불륜관계인지는 확신하지 못한다. 
시모네가 귀도에게 값비싼 옷을 보여주자 왕자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옷을 사겠다고 제안한다. 시모네는 귀도에게 그 돈이면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을 줄 수 있다고 답한다. 그러자 왕자는 아내 비앙카를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그때 시모네의 아내 비앙카가 왕자에게 귓속말로 남편이 하루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속삭인다.

불륜과 죽음에 관한 고민에 빠진 시모네가 집을 나가고 아내와 왕자는 밀회를 즐긴다. 잠시 후 집에 돌아온 시모네가 왕자의 검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핑계로 결투를 신청한다. 서로의 목숨을 위협해서는 안 되는 결투지만 비앙카는 왕자에게 남편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이윽고 시작된 결투는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진다.

결투 중 시모네가 부상을 입으며 궁지에 몰리지만 귀도 왕자가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순간을 틈타 반격에 나선다. 시모네는 두손으로 귀도 왕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다. 시모네의 힘과 야성적인 모습을 본 비앙카는 남편을 다시 사랑하게 된다.

♬ 아내들의 반란 = 십자군 전쟁 시절. 전쟁터에서 돌아온 군인 바스티아노가 상사인 레오폴드의 부인에게 편지를 전달한다. 편지의 내용은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가지만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그러자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부인들이 반란을 꾀한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전쟁터로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잠자리’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인들은 되레 아내를 대하는 남편들의 냉소적인 태도에 놀란다. 이는 남편들이 짜놓은 작전이었다.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한 것에 도취한 남편들이 계속해서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아내들의 희생을 모른 척하기로 맹세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편과 부인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남편과 부인들의 전쟁은 머지않아 아내들의 승리로 끝이 난다. 남편을 따라 전쟁터로 가겠다며 무기를 든 아내들을 이길 수 없었다. 아내들의 반란에 굴복한 남편들은 어떤 전쟁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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