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의 무한영토확장

배달 음식뿐만 아니라 편의점 상품도 배달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배달 음식뿐만 아니라 편의점 상품도 배달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편의점 4만개 시대, 한집 건너 한집이 편의점이다. 그런데 문 밖 편의점까지 가야 하는 수고마저 덜어주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배달 서비스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CU(BGF리테일)다. BGF리테일은 지난 1월 배달앱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와 MOU를 체결하고, 5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요기요를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1.5㎞ 이내 매장에서 200여개 상품을 즉시 배송해 준다. 1만원 이상 주문시 배달이 가능하고, 배달료는 3000원가량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엔 주문량이 25~40%가량(6월 기준) 증가한다”면서 “배달앱 상에서 제품의 실시간 재고를 확인할 수 있어 재고 소진 탓에 발생하는 주문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CU뿐만 아니라 GS25(GS리테일), 미니스톱(한국미니스톱) 등도 요기요에 입점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승신 건국대(소비자정보학)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기보단 자신의 시간이나 노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젊은층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편리함을 위해서라면 배달료를 기꺼이 지불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하지만 편의점 배달 서비스가 더 확산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그중 하나가 1만원에 이르는 배달의 최소 주문가격(편의점 평균 객단가 대비)이다.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제품 객단가는 5635원(산업통상자원부ㆍ2019년 7월)에 불과하다. 

배달 서비스가 대부분 밤 11시에 종료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배달 서비스의 주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층의 심야시간대 편의점 이용이 많아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 결과, 15세~34세 중 39.0%는 심야에 편의점에 주로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31.8%), 오후(37.1%)보다 높은 수치다.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편의점 배달 서비스와 비슷한 ‘배민마켓’을 시범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배달의민족 앱 내에 배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샴푸ㆍ세제ㆍ기저귀 등 생필품까지 2000여종을 배송하고 있다.

현재 서울 17개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마포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고, 5000원 이상 구입시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여러 숙제를 풀고 새로운 소비 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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