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 안심대출 신청자의 고민, 정부 믿었다가 금리 더 떨어지면…
서민형 안심대출 신청자의 고민, 정부 믿었다가 금리 더 떨어지면…
  • 강서구 기자
  • 호수 359
  • 승인 2019.10.15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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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민진혁씨 사례

금리 하락기가 도래하면 빚이 있는 서민의 셈법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금리에 따라 대출 상환금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런 면에서 정부가 내놓은 저금리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매력적이다. 문제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서 책정한 것보다 금리가 더 떨어졌을 때다. 시장금리가 안심대출 금리를 밑돌면 정부를 믿는 서민만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직장인 민진혁(가명)씨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민씨의 고민을 통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위험요인을 취재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갈아탈 수 있을 때 갈아타야 하나, 조금 더 버티면서 기다려야 하나.” 민진혁(가명·38)씨의 최대 고민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다. 어떻게 하면 원리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던 민씨는 정부에서 내놓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접했다. 비교적 낮은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상환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시장금리의 하락세가 심상찮아 고민스럽다. 그는 올 3월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빌라(2억8000만원)를 매입하면서 내집 마련에 성공했다. 누구나 원하는 번듯한 아파트는 아니지만 개의치 않았다. 민씨의 벌이로는 서울에서 아파트를 장만하는 건 언감생심이었기 때문이다. 2년마다 집을 이사를 하거나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릴까 전전긍긍하는 것도 지겨웠다.

민씨는 5년 전 결혼을 하면서 양가 부모님에게 도움을 받은 돈(1억5000만원)에 틈틈이 모은 적금(3000만원), 은행 대출 1억원을 더해 주택구매 자금을 마련했다. 은행 대출 1억원은 혼합모기지론(고정 3년+변동금리)으로 빌렸다.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직후라 금리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을 따른 결과였다.

대출 만기는 20년이다. 민씨가 적용받은 이율은 연 3.408%(기준금리 1.938%+가산금리 1.97%-우대금리 0.5%)다. 매월 57만5243원을 갚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예상과 달리 시장금리는 계속해서 하락했다. 기준금리는 7월 1.50%로 낮아졌다. 민씨가 빌린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3년물 금융채 금리도 3월 1.94%에서 10월 1.53%로 0.41%포인트나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의 출산으로 외벌이가 되면서 상환 부담은 더 커졌다. 민씨의 월 소득은 280만원(연 3700만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연봉 3643만원(한국경제연구원)보다 조금 더 벌고 있다. 매월 57만5000원을 주담대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소득의 20%가량을 대출 상환에 쓰이는 셈이다.

 

이런 민씨에게 정부가 출시한 ‘서민형 안심대출’은 가뭄에 단비처럼 여겨졌다. 지금 이자율(3.408%)보다 1.2~1.5% 저렴한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어서다. 주택가격도 2억8000만원으로 지원 대상 범위(2억1000만~2억8000만원)에 들어가 기대를 걸 만하다.

그렇다면 민씨는 원리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편의를 위해 대출금액을 1억원으로 설정하고 살펴보자. 20년 만기(연이율 2.05%)와 30년 만기(2.10%) 대출을 비교했다. 현재 민씨가 상환하고 있는 원리금은 월 57만5000원, 20년간 내야 할 이자는 총 3805만6000원이다. 연이율 2.05%의 20년 만기 서민형 안심대출로 갈아타면 월 상환액은 50만8000원으로 6만7000원 감소한다. 총이자도 2198만원으로 줄어 1607만6000원을 아낄 수 있다.


30년 만기(연이율 2.1%)의 경우엔 원리금 상환액이 월 37만5000원으로 20만원이나 감소한다. 총이자는 3486만8000원으로 지금(3805만6000원)보다 318만8000원 줄어드는 데 그치지만 월 상환부담은 크게 낮출 수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 85만원(1억원×1.1%×232개월÷240개월)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민씨는 서민형 안심대출로 갈아타는 걸 고민하고 있다. 시장금리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올 1월 2.04%에서 9월 1.52%로 0.52 %포인트 하락했다. 이 때문인지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 중엔 이미 연이율 2.09% (최저금리 기준·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짜리가 있다.

어차피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민씨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버텼다가 금리가 낮은 주담대 대출로 갈아타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주담대 금리가 2.0%로 떨어지면 민씨가 상환해야 할 원리금(30년 만기)은 월 36만9000원으로 서민형 안심대출(37만5000원)보다 6000원 저렴해지고, 총 이자는 180만6000원(3486만6000원-3306만원) 줄어든다.

하락세 탄 주택담보대출 금리


대출금리가 1.9%로 떨어지면 원리금은 월 36만4000원, 총이자는 3126만7000원으로 줄어 서민형 안심대출(월 원리금 37만5000원·총이자 3486만6000원)보다 되레 조건이 좋아진다.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서민형 안심대출로 갈아타지 않는 게 훨씬 낫다는 얘기다. 서민형 안심대출로 갈아탈 때 중도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민씨는 “한푼이 아쉬운 서민에게 중도수수료 부담은 무시할 수 없다”며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가 금리가 시장의 예상처럼 떨어지면 중도상환 수수료만 내고 손해를 보는 꼴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금리하락기에 고정금리형 정책모기지를 출시해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혼란만 키우는 것 같다”며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탄 뒤 다음에 출시될 안심전환대출을 기다리는 게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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