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특약] Z세대 DNA 

직장인들은 나이 차이가 나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이 자신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기존 관습으로 얽맬 순 없다. 전도유망한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요즘은 그 어떤 세대보다 개성 있는 ‘Z세대’가 신입사원이 되는 시대다. 가트너와 더스쿠프(The SCOOP)가 Z세대 신입사원 대응법을 알아봤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한 Z세대는 직장에서 실용적인 면모를 보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한 Z세대는 직장에서 실용적인 면모를 보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에 꽤 많은 Z세대를 고용하고 있다. 이전 세대보다 더 직접적으로 질문한다는 점에서 놀랐다. 최근 Z세대 신입사원에게 ‘회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느냐’고 묻자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라고 당돌하게 되묻더라. 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이끌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한 유럽계 은행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의 설명이다. 이처럼 Z세대를 신입사원으로 맞이하는 기업은 점차 늘고 있다. Z세대는 보통 1995~201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로 통한다. 새로운 세기에 태어난 첫 세대란 이유로 ‘센테니얼(Centennial)’이라고도 불린다.

Z세대는 여러모로 독특한 특징을 지녔다. 이들은 하루 내내 온라인에 연결돼 있는 게 당연한 세대다. 생애 첫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Z세대에겐 공부도 놀이도 인터넷을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선 기업 경영진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신입사원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로 모든 기업이 ‘디지털화’를 추진 중인데,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이들 세대만큼 디지털화에 적합한 인재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Z세대를 ‘능숙한 디지털 인재’로만 정의내릴 순 없다. 메신저 대신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대화를 선호하고, 쇼핑 역시 온라인 못지않게 오프라인 매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조사도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Z세대를 이해하려는 기성세대의 관심과 분석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건 다른 차원의 일이다.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가 ‘Z세대와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명확한 목표 줘라 = Z세대는 개방적이고 소통에 능하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정보를 만드는 데 더 적극적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접속이 가능한 SNS를 통해 사회문화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수직적인 관계 대신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로운 의견 제시와 소통을 추구한다. 그래서 Z세대는 회사 내에서도 직접 변화를 이끌고 싶어 한다. 이런 그들에게 기업 경영진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조치는 다음과 같다. “입사 1일 차부터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고, 회사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줘라.”

Z세대의 기대치는 높다. 회사가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커리어플랜을 마련해뒀을 거라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Z세대는 ‘가치 있는 일’을 하길 원한다. 자신으로 말미암아 세상이 바뀌는 걸 눈으로 직접 봐야 성에 차는 세대다. 이는 직전 세대인 Y세대(1980~1994년 사이 태어난 세대)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Y세대는 사회에 일으킬 영향엔 관심이 없었다. 대신 회사가 줄 수 있는 보상이 뚜렷하길 원했다.

이런 Z세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선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관료주의는 될 수 있는 한 최소화하는 게 시급하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합리적인 수준의 자기 주도적 업무를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 제공하라 = Y세대는 현재 다니는 회사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퇴사나 이직 등에 적극 나섰다. 입사하면서부터 퇴사를 계획하는 게 유행이었을 정도다. 한 직장에 오래 있는 게 경력 개발은커녕 지체라고 생각하는 게 Y세대다.

Z세대는 다르다. 한 직장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경력을 쌓길 원한다. 한 우물만 파는 걸 직장생활의 미덕으로 여기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빼닮아서가 아니다. 유년시절 부모세대인 X세대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 이 때문에 Z세대는 직장을 다닐 때도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한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허술한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은 건 금물이다. 10년 후 가슴 두근거리는 미래를 두고 꺼내봤자, 비아냥 섞인 웃음이나 들을 게 뻔하다. Z세대는 ‘만약’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싫어한다. 대신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성과와 보상을 원한다. 동시에 ‘업무를 통한 성장’이 Z세대에겐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충분히 실험해보고, 좀 더 탐구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바란다. 두가지 이상의 직업을 갖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은 게 Z세대의 특징 중 하나다. 불안정한 경제상황에 언제든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런 Z세대에게 기업 경영진이 줄 수 있는 건 ‘될수록 많은 교육과 경험’이다. 이들이 새로운 문화와 업무를 배우는 걸 두려워할 거라 착각해선 안된다.

■Z세대와 친해져라 = Z세대가 노트북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업무를 보더라도 놀라지 마라. 항명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이들은 스마트폰만으로도 필요한 업무를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 이들을 굳이 사무실에만 앉혀둘 필요가 없는 이유다.

애초에 이들은 근무시간과 생활시간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워라밸’이란 개념도 Y세대에게나 통하는 말이다. Z세대는 보상만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면, 야근도 서슴지 않는다. 사무실에 얽매여 일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이처럼 Z세대와 일하기 위해선 필요한 게 많다. 세대 차이를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회사의 시스템과 구조를 바꿔야 한다. ‘고작 신입사원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반문은 합리적이지 않다. Z세대의 창의적이고 파괴력 있는 아이디어 덕에 회사가 큰폭으로 성장할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다니엘 산체즈 레이나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 | 더스쿠프
정리=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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