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로 두번째 도전,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듀오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입했다.[사진=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듀오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입했다.[사진=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새롭게 꺼내든 제품은 디스플레이를 두개 엮어놓은 ‘서피스 듀오’다.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이 정도 제품이 시장에서 통할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재도전기記를 취재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태블릿PC) 라인업 공개 행사에서 뜻밖의 제품이 공개됐다. MS의 신제품 ‘서피스 듀오’는 LG전자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V50s 씽큐’를 연상케 했다. 두개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6인치에서 8.3인치로 넓어졌다. 일체형 제품이고, 360도 회전도 가능했다. 

스마트폰과 닮은 모양새지만 MS는 서피스 듀오를 스마트폰이라고 명명하지 않았다. 파노스 퍼네이 MS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 제품은 서피스(태블릿 PC)”라고 잘라 말했다. 시장의 판단은 다르다. 영락없는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 전화통화가 가능한 데다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MS가 스마트폰을 출시한 건 흥미로운 사건이다.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실패를 맛보고 철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MS는 과거 모바일 시장을 쥐락펴락했다. 1996년 PDA 전용 OS인 ‘윈도우CE’를 출시했고, 2000년엔 후속 OS인 ‘윈도우모바일’을 내놓기도 했다. PC OS시장의 지배력을 모바일 사업을 확대하는 지렛대로 삼으려는 전략이었다. 이렇게 차근차근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던 MS 모바일 사업부는 2007년 들어 급격히 위축됐다.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잇따라 공개되면서다. 

MS는 뒤늦게 스마트폰 전용 OS ‘윈도우폰(2010년)’을 내놓으면서 반전을 꾀했지만 시장은 이미 구글ㆍ애플ㆍ삼성전자로 재편된 후였다. 단말기와 OS시장에서 모두 0%대 점유율로 굴욕을 겪던 MS는 결국 2017년 10월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사실상 두드린 MS의 도전은 성공할까.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 중이다. 글로벌 IT 자문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줄어들 전망이다. MS가 스마트폰에서 손을 뗀 사이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된 점도 변수다. 

실제로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 견주면 서피스 듀오는 내세울 게 없다는 시각이 많다. 디스플레이 자체를 접는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달리, MS의 서피스 듀오는 각각의 디스플레이를 겹쳐놨을 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피스 듀오가 시장에 나오는 시점은 2020년 말이다. 그때쯤이면 얼마나 더 진일보한 제품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새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시장 반응이 냉랭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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