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은 김정은, 트럼프, 메르켈, 푸틴 등 현재 21세기의 지도자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나스 요나손은 김정은, 트럼프, 메르켈, 푸틴 등 현재 21세기의 지도자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인구 1000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20만 부를, 전세계적으로는 1000만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다. 스웨덴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100년의 세월을 살면서 세계사의 주요 사건마다 우연히 끼어들게 된 주인공 알란 칼손의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전세계 독자를 매혹했다. 파란만장한 노정을 그린 이 작품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100살 생일날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쳤던 알란이 한살을 더 먹고 돌아왔다. 요나손의 신작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은 알란이 101살 생일날 열기구를 탔다가 조난당하며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요나손의 통산 네번째 소설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속작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알란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낙원과 같은 섬에서 무위도식하는 데 만족했겠지만, 알란은 그런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101세 생일이 다가오고 친구 율리우스는 생일 파티를 위해 거대한 열기구를 준비한다. 그렇게 떠난 모험은 예상치 못한 바람과 조작 미숙, 기계 고장으로 망망대해에 불시착하고 만다. 

알란과 율리우스는 조난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다행히 지나가던 배가 그들을 구조하러 오지만, 하필 그 배는 북한 화물선이다. 농축 우라늄을 몰래 운반하던 것이다. 알란은 선장에게 자신이 ‘핵무기 전문가’라는 거짓말을 하게 되고 북한으로 끌려간다.

전작에서는 스탈린, 마오쩌둥, 트루먼, 김일성과 김정일 등 20세기 정치 지도자들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김정은, 트럼프, 메르켈, 푸틴 등 현재 21세기의 지도자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는다. 그중에서도 집중 타깃은 김정은과 트럼프다. 저자는 두사람을 ‘태평양 양편에 하나씩 서있는 거대한 자아, 그것은 아무 쓸데없는 두개의 혹덩이’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우연히 태블릿을 손에 넣고 사용법을 익힌 알란은 온갖 뉴스를 접하게 된다. 그가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만나는 황당한 이야기는 여지없이 재미와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핵ㆍ군축ㆍ난민ㆍ네오나치 등 국제 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민감한 문제들도 꺼내 다룬다. 

전작에서는 어린 김정일이 북한을 방문한 알란을 총살해 달라고 떼를 쓰다가 김일성에게 따귀를 맞는 부분이 나온다. 짧게 묘사된 이 에피소드는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일 것이다. 이번에는 작품 전반부가 아예 북한에서 펼쳐진다. 농축 우라늄을 밀수해 핵무기를 만들려는 김정은과 남한 등지에서 정보전을 펼치며 북한을 주시하는 세계 각국의 비밀 요원들 모습, 유엔에서 벌어지는 표면적 논의와 물밑 싸움도 흥미롭게 그려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과 풍자가 돋보이지만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한편의 로드 무비 같은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의 온갖 씁쓸한 일과 마주하게 되고, 그 속에서 삶의 진실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도파민형 인간」
대니얼 Z. 리버먼
마이클 E. 롱 지음|쌤앤파커스 펴냄

인간은 왜 다른 동물과 달리 미친 듯한 사랑에 빠지고, 야망을 위해 스스로를 불사를까. 인류는 어떻게 먼 곳까지 진출해 혹독한 환경과 싸워 살아남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모두 뇌 속의 화학물질 ‘도파민’ 때문이라고 말한다. 파멸 혹은 진화, 중독 또는 성취를 가져오는 양날의 검과 같은 도파민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근거와 함께 소개한다. 도파민을 통제하고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율리아네 쾨프케 지음|흐름출판 펴냄


1971년 12월 24일 92명이 탑승한 비행기가 페루 밀림 다우림에 추락했다. 엄마를 포함한 모두가 사망했지만 17살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는 살아남았다. 3000m 상공에서 떨어진 후 11일간의 사투 끝에서였는데, 생물학자였던 부모님과 함께 다우림 근처에서 생활하며 습득한 생태 지식을 활용한 덕분이었다. 이후 자신의 정신적 고향인 다우림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다.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그레타 툰베리 외 지음|책담 펴냄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이자, 20 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인 그레타 툰베리. 그는 2018년 8월 어느 금요일 학교가 아닌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환경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그레타 툰베리가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게 된 이유, 그의 가족이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싸워온 1년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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