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DC형 퇴직연금으로 6.5% 수익 냈다”
“난 DC형 퇴직연금으로 6.5% 수익 냈다”
  •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 호수 360
  • 승인 2019.10.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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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조의 퇴직연금 길라잡이❹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운용에 방점을 찍다 보니 금리에만 의존해 퇴직연금을 운용한 결과다. 하지만 운용의 묘를 살리면 DC형에서도 연 5%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하다. 이쯤되면 분명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필자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공개한다. 필자는 연평균 6.5%의 수익을 냈다. 더스쿠프(The SCOOP)와 엉클조의 퇴직연금 길라잡이, 네번째 편이다.

국내 보험사들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한 퇴직연금 상품의 57%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대치를 밑도는 수익률에 노후를 걱정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퇴직연금의 부진한 수익률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화두가 됐다.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3~ 2018년간 보험사가 판매한 연금보험 상품 1028개 중 57%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생보사가 판매한 연금보험·연금저축상품 550개 가운데 6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품은 345개(62.7%)에 달했다. 손해보험사가 판매한 상품 478개 중 249개(52.8%)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43.5%까지 떨어진 상품도 있었다. 6년 만에 원금의 절반 가까이가 날아간 셈이다.


사실 퇴직연금의 부진한 수익률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개인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등 상품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금리에만 의존해 퇴직연금을 운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참고 : DB형은 퇴직급여가 확정돼 있다. DC형은 회사가 지급한 부담금을 노동자 개인의 의사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IRP는 퇴직 시 받은 퇴직급여를 투자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그렇다면 DC형과 같은 투자형 퇴직연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2%를 밑도는 마당에 퇴직연금 수익률이 5%를 달성하는 건 환상에 가깝다고 여길 것이다.

필자는 투자형 퇴직연금으로 5% 내외의 수익을 올리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슨 근거냐고 묻는 독자를 위해 필자의 퇴직연금 계좌를 공개한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DC형에서도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필자는 6년 전 잠깐 일했던 직장을 나오면서 200만원의 퇴직금을 IRP 계좌로 받았다.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2013년 10월 213만원의 퇴직금을 A증권 IRP 계좌로 수령했다. 처음에는 금리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채권혼합형 펀드상품을 선택해 퇴직연금을 운용했다. 2년 후 확인한 퇴직연금의 평가금액은 234만3084원, 가입할 때보다 20만원가량 늘었다. 기간수익률은 9.6%, 연평균수익률은 3.82%를 기록했다.

2015년 당시 기준금리가 1.75%였다는 걸 감안하면 필자의 기대에는 못 미친 수익률이었다. 조금 더 공격적인 운용을 원한 필자는 채권혼합형 펀드를 모두 매도했다.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 각각 4곳에 10~15%씩 자산을 분산해 운용했다(2016년 4월).

필자가 해외펀드와 국내펀드 두곳에 분산 투자를 한 이유는 명확했다. 펀드를 변경한 시기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경제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3년 6개월 지난 지금 필자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어떨까.


2일 기준 퇴직연금의 평가금액은 295만7683원이었다. 언급했듯 2015년 평가금액은 234만3084원이다. 3년 6개월 만에 26.2%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연평균으로 따져도 6.5%가 넘는다. 8개 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국내주식형 펀드가 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23~6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주식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67.84%로 가장 높았고 미국 펀드의 수익률도 56.48%에 달했다. DC형과 같은 투자형 퇴직연금으로 5%대의 수익률을 올리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유의할 점도 있다. 퇴직연금의 역사가 짧고 경우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더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수익률이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DC형의 경우 매월 퇴직금이 적립되는 것과 달리 필자는 한꺼번에 투입한 자금으로 퇴직연금 계좌를 운용했다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필자의 사례를 모든 퇴직연금 운용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퇴직연금도 정기적으로 자산을 재조정하고 투자처를 확인하는 등의 관심을 두고 관리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퇴직연금이 애물단지에서 노후에 도움이 되는 자산으로 탈바꿈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형 퇴직연금의 가능성을 확인한 필자도 이번을 계기로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 등을 조정해 관리할 예정이다.

퇴직연금은 노동자의 노후를 책임지는 중요한 수단이다. ‘원금만 남아 있으면 되지’라는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다. 금융회사만 믿어서도 안 된다. 금융회사는 고객의 수익률보다는 수수료에 더 관심이 많다. 이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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