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신통찮은 이유

최근 롯데푸드는 국정감사에서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설상가상으로 실적까지 하락세다. 사업부문마다 ‘최초’ 타이틀을 가졌지만 정작 실적을 끌어올릴 시장 1위 제품은 드물다. 신성장동력으로 HMR을 택했지만 이 시장도 만만치 않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롯데푸드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이유를 취재했다. 

롯데푸드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롯데푸드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롯데푸드는 최근 국정감사로 곤욕을 치렀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롯데푸드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아산의 중소기업 후로즌델리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지역구 챙기기’라는 지적이 쏟아지자 이 의원은 신 회장 소환을 철회했다. 롯데푸드는 한숨을 돌렸지만 대신 조경수 대표가 지난 7일 국감장에 출석해 갑질 논란을 해명해야 했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푸드의 실적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은 8917억원으로, 전년(9011억원) 대비 94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388억원)대비 30.0% 줄어든 27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대체 왜 일까. 사실 롯데푸드처럼 ‘국내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식품업체는 흔치 않다. 이 회사의 사업군은 유지식품·육가공·빙과(유가공) 등 크게 3가지인데, 부문별 ‘최초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마가린(1960년·유지식품 부문), 현대식 햄(1980년·육가공 부문), 삼강하드(국내 최초 대량생산·빙과 부문)가 대표적 예다. 

문제는 ‘최초’는 많은데 사업부문별 1등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육가공 시장에선 CJ가 선전하고 있다. CJ의 육가공 제품 매출은 지난 2분기 927억원을 기록했다(이하 소매점 매출액 기준·aT). 같은 기간 롯데푸드는 504억원으로 2위에 머물렀다. 빙과 부문도 마찬가지다. 업계 1위는 친척 격인 롯데제과(1240억원)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푸드는 빙그레(1151억원)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있다. 최초만으론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란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푸드가 선택한 미래 먹거리는 가정간편식(HMR)이다. 롯데푸드 측은 “실버푸드와 더불어 냉장 HMR 시장에 성장성이 있다”며 “‘쉐푸드’ 등 기존 브랜드의 제품을 고급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이를 위해 930억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김천 공장의 HMR 제조 시설을 증설한다.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 HMR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사업 확장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서다. 조상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체 생산 설비를 보유해 차별화된 HMR 제품을 출시해야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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